(볍씨학교 교육과정) 볍씨 교육과정 구성
작성자 : 이형광 | 등록일 : 2016-01-29 23:03:35 | 조회수 3198

볍씨 교육과정

 

  1. 교육과정의 구성

볍씨학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자기 본성! 즉, 영의 본성, 지의 본성, 체의 본성을 잘 찾아서 드러나게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과정에서는 교과를 크게 몸교과, 마음교과, 생각교과로 나누어 각각의 본성이 잘 발현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몸, 마음, 생각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닌 통합적인 관계 속에서 수업이 구성됩니다.

(1) 몸교과

우리 몸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자연치유능력이 있어서 스스로 건강해지려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기운이 충만한 것이 우리 몸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 본성을 잃고 자연의 힘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우리의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볍씨에서는 생명체로서 가장 기본그릇이 되는 몸,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몸, 언제나 기운을 충만하게 갖고 있는 몸이 본성대로의 몸임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볍씨의 교육은 우리들의 본성이 살아있는 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1) 몸 익히기

몸을 움직이며 자기 몸을 알고, 몸과 사물 또는 몸과 자연 사이의 작용을 익힙니다. 내가 내 몸을 자유로이 쓰고, 의도대로 움직이고 몸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나의 몸이 잘 자라도록 하며, 그 자라남을 살피고 균형 잡히게 합니다.

 2) 몸 표현

흥을 돋우고, 몸의 기운을 고르게 하며, 몸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건강하게 단련시키고자 합니다. 몸을 통해 나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합니다. 자기의 몸 성장에 맞는 적절한 표현을 찾아나갑니다. 몸 표현은 춤과 마임, 율동, 무예로 구성됩니다.

 3) 몸 다스리기

자기 몸을 사랑하고, 자연적인 방법으로 자기 몸을 다스리는 것을 배웁니다. 자기 몸을 의식을 가지고 들여다보며 몸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 몸의 불균형과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의 방법을 스스로 찾고 실천하는 것,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자신의 몸을 해치는 생활양식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 됩니다. 이는 지식의 전달에서 끝나지 않고 생활과 연결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제와 내용을 이해하고, 내용에 비추어 자기의 몸을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자기 계획을 만드는 과정으로 진행합니다.

 

(2) 마음교과

우리 마음은 모든 것들과 교감할 수 있는 본성입니다. 즉 자신 스스로와 교감하고, 사람과 교감하고, 사물과 교감하고, 다른 생명들과 교감하는 본성입니다. 우리 마음은 그 교감을 통해서 어느 것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깊은 바탕에는 세상을 사랑하려는 본성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넉넉히 받아들이고,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 어울리고자 하는 것 그것은 누구에게나 갖고 있는 본성입니다.

 1) 피움과 울림

피움(미술)과 울림(음악)은 자기를 치유하고 정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음악이나 미술을 통해서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표출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거나 부드럽고 안정된 느낌을 상승시켜 자기를 살리는 활동을 펼칠 수 있습니다. 볍씨는 예술가를 키워내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예술 영역 활동들은 교과 시간에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일상에 뿌리를 내려서 삶을 살찌웁니다. 피움과 울림은 아침을 여는 시간에, 무언가를 시작할 때, 공부한 것을 표현할 때, 쉴 때, 그 밖에도 시시때때로 이루어집니다. 언제나 마음이 동하면 쉽게 꺼내 불 수 있는 악기를 배우고, 노래로 흥을 돋우거나 아픔을 어루만집니다. 또 어떤 작업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실에 무슨 물건을 어디에 둘지 어떻게 전시를 할지 궁리하며 찾아가는 것도 피움과 울림 활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사용되는 재료나 도구, 구체적인 활동, 담고 있는 가치에 대한 기준은 볍씨 철학과 긴밀한 관계가 있습니다. 생명을 중심에 두고 활동의 준비와 과정과 결과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생명을 살리는 것을 지향합니다.

 2) 명상과 영성수련

몸의 성장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고 지적성장을 위해 지식습득이 필요하듯이 영적 성장을 위해서는 내적 고요함이 필요합니다. 내적인 고요함을 통해서 자신을 정리하고 수용할 수 있는 힘이 커지고 자신 안에 있는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색을 알아가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 주변 사람과 조화롭게 맺어가는 힘이 점차 키워집니다. 저학년 때에는 몸을 움직이면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갖게 하되, 아이들이 자라면서 동적인 명상에서 점차 정적인 명상 활동으로 이어갑니다.

 

(3) 생각교과

볍씨에서 말하는 생각이란, 단순히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서 외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뜻합니다. 특히 동양에서는 지혜를 참 중히 여겼습니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슬기롭고 지혜롭게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나 먼 우주이거나 모든 세상에 존재하는 이치를 깨닫고, 그 이치대로 자신의 삶을 실현하려는 성질을 지의 본성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떤 이치를 갖고 존재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곧 자신의 세계관을 만드는 질문이 됩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 주인된 삶을 살고자 하는 나는 어떤 이치대로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은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 등을 만듭니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관대로 일치된 삶을 살고자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갖고 있는 생각의 본성입니다.

 1) 말과 글

말과 글은 사람살이에서 나왔습니다. 삶을 일궈내지 못하는 말과 글은 공허합니다. 말한 대로 글 쓴 대로 살지 않으면 그 삶은 거짓입니다. 말과 글이 삶과 일치할 때 거기에 힘이 있습니다. 말하고 쓴 대로 살고 자기 삶의 모습대로 말하고 쓰는 것, 말과 글이 생각 ․ 마음 ․ 행동과 분리되지 않고 삶 안에서 하나를 이루는 것은 말과 글에서 가장 기본입니다. 볍씨 안에서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이 중심은 더욱 강조됩니다. 자기가 쓰는 말글을 곱씹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자기 안의 것을 말글로 표현하는 것을 배움의 과정으로 삼습니다.

 2) 셈

셈(수학)은 삶에서 시작됩니다. 셈은 허상을 그린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애썼던 활동의 축적물입니다. 셈은 자연과 사물의 이치를 담아내려는 과정입니다. 갖가지 일어나는 현상들을 움직이는 본질과 원리를 찾아가는 매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볍씨에서의 셈은 어떤 개념을 설명하기 이전에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변을 충분히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은 아이들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활동이나 자료를 나열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생활 속에서 가능한 자연스럽게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소재가 됩니다. 셈과 삶을 한 가지로 엮어내는 것은 셈의 목적이자 과정이자 방법입니다.

 3) 생명누리

기존의 생명누리(과학)은 다른 존재들을 객체화해서 이용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거나, 인간을 생명 진화의 정점에 두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명누리의 방법은 연구 대상을 설정하고, 그에 대한 가설을 세워 실험하고, 결과를 분석하고 종합하는 것이 됩니다.

‘과학’이라는 말만으로는 볍씨의 생명관을 제대로 담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볍씨의 과학은 인간의 본성을 찾는 것만이 아니라 각 생명체들의 본성을 같이 찾아나가는 것이라야 한다는 가치를 담아 ‘생명누리’라는 표현을 씁니다.

 4) 어제와 오늘

볍씨의 어제와 오늘(역사)은 옛사람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진정한 삶의 철학과 지혜를 배우고 사건을 해석하고 문화를 이해하는 시야를 넓히는 것, 그러한 공부를 통해 올바르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고 실천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현재의 실천과 연관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역사를 보는 눈을 기르고 또한 내 생각을 갖고 표현합니다.

 5) 사람누리

사람누리(사회)는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자신을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과 시간에서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게 합니다. 세상에 대한 이해는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재, 여기를 올바르게 아는 것에서 출발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간적으로도 넓어지고, 시간적으로도 넓어집니다.

 

(4) 들모임과 들살림

 1) 들모임

학교 밖 공간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배우는 활동입니다. 각 반마다(때에 따라 2-3반이 함께) 월 2-3회 금요일을 이용해서 이루어집니다. 들모임을 꾸릴 때에는 광명 지역이나 인근 지역에 있는 장소를 우선으로 합니다. 학년별로 다음과 같은 흐름에 따라 진행합니다.

학년

내용

1

~

3

① 생태 탐사를 중심으로

‣ 1-2달에 한 번씩 지역에 있는 산을 오르기.

‣ 숲, 들, 습지 등 여러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나무, 풀, 들판나물, 수서곤충).

‣ 각 장소에서 자라는 생명들의 관계. 환경이 좋은 곳, 오염된 곳, 지역 환경,…

‣ 곤충, 꽃, 나무, 민물고기, 갯벌생물, 철새, 겨울눈, 열매

② 문화체험활동: 어린이극 관람, 어린이음악공연 참여

③ 지역 탐사

‣ 내가, 친구가 살고 있는 여러 동네와 지역의 이야기

‣ 소방서, 경찰서, 우체국 등 우리 지역 기관 알기

4

~

5

① 문화예술활동 : 미술관 및 각종 음악 공연들, 지역의 자원들을 특히 활용

② 역사 탐방

‣ 우리 문화와 생활을 배울 수 있는 곳 : 민속생활박물관 및 민속 체험 등

‣ 시대별로 역사체험할 수 있는 곳 : 암사동, 중원 고구려, 백제 부여와 공주, 신라 경주, 조선 궁궐, 종묘, 한옥, 서원…

③ 지역 탐사: 시청, 시의회, 유적지,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 만나기 등

④ 행사 주체로 서기 시작: 북한 어린이 돕기 행사 등

⑤ 생태탐사활동은 중학년 이후부터는 중간중간 정기적으로.

 2) 들살림

① 자치들살림

해마다 5월, 1학년부터 5학년 아이들이 7명~8명씩 모임을 꾸려서 학교 안에서 3박 4일 동안 생활하는 활동입니다. 모둠생활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생활의 자치 : 텐트 생활. 들살림 계획서와 예산서를 사전에 작성해서 제출. 생태적 생활방식.

‣ 먹거리 : 모둠에서 자체적으로 결정. 인스턴트 음식은 사용하지 않음.

‣ 공동체 : 지기활동(밥/건강/모임/놀이/물건). 어떤 한 사람이나 한 학년 마음대로 하지 않기. 어린 동생들이 방치되거나 소외되지 않게 하기.

‣ 프로그램 : 각 모둠별 프로그램, 연대 프로그램, 전체 프로그램(위원회, 반, 교사 준비)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활동을 한 가지씩.

학년

내용

1학년

부모와 떨어지는 첫 독립생활, 자기 관리 스스로 하기, 기본 생활 익히기,

또래에 대한 인식 갖기, 같은 반끼리 관계 세밀하게 맺기

2학년

다른 학년과 관계 맺기 (각 개인에 대한 인식 갖기),

계획에 적극 참여하기, 생활 흐름 느끼며 생활하기

3학년

공동체 안에서 역할 인식하고 자기 몫 하기, 프로그램 하나 정도 책임 맡기

동생들 챙기기, 일상생활 정돈하기, 전체 진행 계획에 참여하기

4학년

전체 보기 연습, 모임지기와 같이 의논하며 모임지기 하는 일 배우기,

기획력 연습하기, 일머리 배우기

5학년

전체 보기, 모임지기 역할하기, 다른 사람에게 역할 나누어 주는 법 배우기,

일머리 세밀하게 갖기, 전체를 민주적으로 이끌어가기

② 가을들살림

볍씨에서 들살림은 단순한 ‘체험활동’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이는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놀 것, 배울 것들이 함께 종합되어 있는 활동으로, 배움의 영역에서 큰 의미를 차지합니다. 숙박을 하면서 직접 살림을 꾸리고, 여러 영역 안에서 나뉘어 공부했던 것을 총체적으로 실현해보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볍씨의 여행은 ‘관광’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멋진 것을 구경하는 차원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 가서 그 지역 사람들이 사는 방식대로 살아보면서 관계를 맺는 것’, ‘다르고 새로운 것을 느끼면서 즐겁게 배우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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