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을 푸는 고리 - 자기주도학습
작성자 : 윤재향 | 등록일 : 2021-08-23 14:31:31 | 조회수 431

배움, 스스로 찾아가기 : 자기주도학습

 

“무엇을 배우고 싶나요?”

이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지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요?

“배우고 싶은 것이 없어요.”

“뭘 배우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이제 배우는 것은 지겨워요.”

라고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서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떻게 배우나요?”

이렇게 질문하면 어떤 대답이 있을까요?

“학원가서 배워요.”

“선생님께 배워요.”라는 대답이 대다수를 차지 할 것입니다.

 

요즘은 돈을 지불하고 배움을 사는 방법을 쉽게 선택합니다. 이 방법은 누군가가 알려주는 수동적인 배움입니다. 하지만 삶을 살아갈 때 누군가 항상 길을 알려주고, 찾아줄 수 없습니다.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정보는 넘쳐나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 많은 것을 모두 배울 수 없고,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 나에게 필요한 것을 고르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볍씨는 자기 배움의 욕구를 알고 스스로 배움을 찾아가는 힘을 가진 아이를 키우자‘는 바람을 가지고 만들어졌습니다. 지금도 볍씨는 아이들이 스스로 배움을 찾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볍씨가 안정기를 맞이하면서 아이들이 배움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통해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뭐해요?”.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등 스스로 생각해서 하고 싶은 것을 찾기보다 교사가 정해주길 바라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찾고,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변화시켰습니다.

 

자기학습조직력을 키우기 위해 이루어지는 과정

 

교사가 준비하는 학습의 전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 그 과정을 보고 배운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에게 필요한 학습을 설계하고 조직할 수 있게 몸에 익히게 하고 있습니다. 자기학습조직력을 키우기 위한 단계는 조금씩 다르지만 나아가는 방향은 동일합니다.

1-3학년 아이들은 일상 속에서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거나 표현하는 연습을 합니다. 또, 자신이 배운 내용을 집에서 실행해봅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하고 싶은 지기가 무엇인지 알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표현합니다. 또, 학교에서 밥 하는 것을 배우고, 집에 돌아가서 자신이 밥을 해서 가족과 함께 즐겁게 먹습니다.

4-8학년 아이들은 다음 단계로 훈련합니다. 아이들 자발적인 욕구에 기초해서 배움의 주제를 정합니다. 수업 내용은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주제를 함께 선택한 친구들과 만들어갑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배움의 동기가 일어납니다. 수업은 교사가 준비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갑니다. 아이들은 수업이 구성되면 수업계획을 세웁니다. 우리 수업의 목적, 그 목적을 위한 실행방법을 세우고, 학기 말에는 평가까지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은 교사만 바라보고 따라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배워갑니다. 이 과정은 요리, 일, 살림 등 일상 속에서도 이루어집니다. 4-5학년은 수업주제를 선택해서 실행하는 배움의 모든 단계를 교사와 연습합니다. 6-8학년의 경우 교사의 도움은 멘토로서의 도움이고, 전반적으로 배움을 스스로 설계하고, 찾고, 실행합니다.

교사는 아이들이 새로운 배움을 접할 때 먼저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목표를 잡을 것인지, 왜 그것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을 사용할 것인지, 누구에게 어떤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아이들이 궁리할 수 있도록 질문해줍니다.

 

자기학습조직력이 있는 아이들은

 

  • 스스로 공부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배움을 얻기 위해 원하는 자료를 찾아봅니다. 또, 같이 공부할 사람들을 모으거나, 관련된 사람을 만나는 등 다양한 배움의 방식을 찾아봅니다. 예를 들어, 세계사에 관심 있는 친구가 함께 공부할 사람을 찾고, 모임이름도 정하고, 어떤 식으로 공부할 것인지, 언제 만나서 공부 할 것 인지 계획을 짭니다. 책을 한권 정해서 같이 읽고 공부를 합니다. 교실이 필요하니 학교에 빈 교실을 써도 되는지 전체나눔마당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묻습니다.

 

  • 다양한 방식으로 배움을 확장시키고, 그 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큰모임, 주제공부, 주제모임 등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합니다. 아이들은 배움을 가질 때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봅니다. 책보기, 교사에게 묻기, 스스로 찾아보기, 청소년의 경우 인터넷 검색하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봅니다. 그 주제와 관련된 영화제가 열리면 그 영화제에 가기도 하고, 주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자신이 배웠던 내용을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혼자만 그 배움을 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면서 배움의 주체가 되는 연습을 해봅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배움을 나누면서 자기 배움이 잘 정리됩니다.

 

  • 학교 안에서만이 아니라 일상 안에서도 적용시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연습한 자기학습조직력을 가지고 자기 일상 안에서 하고 싶은 배움을 적용시킵니다. 하고 싶은 배움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나섭니다. 4-5학년 아이들 중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 친구들끼리 모여서 교사 없이 소모임을 만들고 운영합니다. “OO삼촌이 잘 한다니 찾아가볼까?”, “OO이가 이건 잘하니, 네가 이걸 알려줘.”, “책을 찾아볼까?”와 같이 아이들은 자신의 배움을 주도적으로 구성하고, 실행합니다. 또, 6-8학년은 수업 중 풍물을 배우는 시간이 있습니다. 상모를 배우고 싶은데, 학기 중에는 시간이 없어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교사와 일정을 조율해서 방학 때 배우기로 했고, 장소를 아이들이 섭외하는 등 배우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주저 없이 그 방법을 찾아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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