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을 힘들어하는 하람,찬기 엄마입니다.^^
작성자 : 정은경 | 등록일 : 2008-03-14 13:59:05 | 조회수 4392
그렇지요, 서로 성숙된 자세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할 겁니다.
좋은 얘기들 감사합니다. ^^

최근 개학 후, 요 얼마간의 제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방학동안 찬기를 일산에 있는 이모네, 삼촌네로 맡기고 주말에 데려오고 일요일에 다시 데려다주고... 이렇게 방학을 보내면서, 찬기는 왜 자기만 이모네 가있어야 하냐며,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방학 끝 무렵에 찬기도 저도 많이 아팠습니다. 해서 봄방학 때는  찬기가 너무 싫어해서 이모네 못가고, 자연반 다른 엄마들이 도와줘서 겨우 보냈습니다.
정말 방학은 지옥같다,,,, 하면서, 개학을 하고나니 너무 기뻤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저녁 7시 반 전후로 집에 와서 저녁 챙겨 먹고나면 9시경, 찬기는 엄마 얼굴 보는 시간도 길지 않아 이래저래 잠을 안자려고 버팁니다. 저녁 먹고 바로 자는 것도 어렵고,,, 하다보면 11시경에나 겨우 잠자리에 들고, 아침이면 일어나기 힘들어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래 좀더 자라 하면서 그냥 10-20분이라도 더 자라고 합니다. 사실 10-20분 더 잔다고 무슨 피로가 더 풀리겠습니까마는 엄마 맘이 그렇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학교 지각, 직장 지각...
그제는 늦게 끝나는 바람에 애들끼리 자장면 시켜먹고, 어제는 퇴근후 저녁을 먹으려는데 찬기가 투정을 부리기에 ‘그럼 이따 먹어’ 했는데 그대로 잠이 들어서 아침까지 자버렸습니다. 찬기는 배고프거나 졸리면 투정이 심해집니다.
오랜만에 푹 자고 난 찬기가 오늘 아침에는 싱싱한 얼굴로, 아침도 먹고 기분좋게 학교 갔습니다. 평소에는 잠이 덜 깬, 멍한 얼굴로 아침도 거의 못 먹고 갔는데....

작년에는 자연반 반찬당번이었는데 올해는 홀씨반 반찬 당번입니다. 지난번 반찬 당번인날 아침, 반찬을 준비하다 또 늦었고 ‘하람아~ 도와줘’ 햇다가 하람이랑 아침부터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싸웠습니다. 사춘기인 아들과 싸우는 일이 이것뿐이겠습니까 마는...
지난번에도 한번 아침에 아빠한테 도와달라고 했다가 싸웠습니다. 바빠죽겠는데 내맘처럼 움직여주지않는 모습에 성질을 부린거지요....

저녁에 해놓으면 좋겠지만 저녁 먹고나면 몸이 천근만근 늘어져서 정말, 손가락하나 움직이기도 싫습니다. 제 직장이 변호사들의 모임인 민변이라는 단체인데 올해 5월이 창립 20주년이라 이래저래 일이 많습니다.

볍씨 입학할 때부터 반찬당번이 있다는 것과 도시락 싼다는 것도 알고 동의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힘들지만 해야하는 일이라면 해야하는 거지요. 힘들고 바쁜 것은 그야말로 내 사정이니까요. 그렇지만 학교에서 급식을 시행할 수 있다면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는 삶의 활력을 느낄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일 수도 있는 것이 제게는 너무 힘들고 때로는 가족간 얼굴을 붉히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내 사정’이고,엄마인 내가 게으르고 능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합니다만. ^^

어린이집 다닐때는 가끔 도시락 싸거나, 전체 반찬 당번을 맡아도 기쁘게, 내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우리 아이들이 먹는다는 맘으로, 정말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어린이집에 확인해보셔도, 자신있습니다 ^^).
그러나 그, 가끔이던 일이 일상이 되어버리니 또 다른 부담과 힘겨움으로 다가옵니다.

급식을 하기 원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아이들이 금방 조리된 맛있는 식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거나 잘 먹는 것도 중요하고 좋지만, 제대로 조리된 음식을 먹으며 행복했으면 합니다. 먹고 자는 것은 사람의 기본 욕구중 하나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때 행복감을 느꼈던 적이 나는 많이 있습니다.
오늘 도시락도 아무것도 넣지 않은 계란말이만 달랑, 도시락에 넣어줬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ㅠ.ㅠ

기왕 얘기하는 김에.....
간식도 매일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 학교 다닐 때도 하교길에 떡볶이, 라면, 튀김 등등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도 12시에 점심먹고 나면 4-5시에 배가 고픕니다. 돌도 삭힐 나이때, 하루 5끼도 부족하지 않을 한창 크는 아이들이 12시에 점심먹고 집에 올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는 것이 많이 안쓰럽습니다. 일반 학교처럼 2-3시에 집에 오는 것도 아니고 5시나되어야 집에 오는데, 배 고플겁니다. 더구나 볍씨는 아이들 활동량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다행히 자연반은 항상 엄마들이 간식까지 챙겨서 보냈지만 간식이 없는 아이들이 맘에 걸립니다.

애초에 급식에 대한 의견을 묻기로 얘기가 나온 것이 저같은 사람을 배려해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 하신 것처럼 저도 투표라는 방법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편은 투표는 다수에 의한 소수에 대한 횡포라고 합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투표가 아니라 도시락과 반찬 땜에 힘들어하는 일부 엄마들을 배려하는 방법으로 결론이 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학교에서 급식과 간식을 제공할 수 있다면 삶이 조금 더 부드럽고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

너무 길었네요.....장문의 개인적인 생각을 이렇게 홈피에 올리는 것이 민폐는 아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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