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바보 이야기
작성자 : 고진욱 | 등록일 : 2002-11-07 07:50:39 | 조회수 5918
<똑똑한 바보>는 '멕시코의 사상가'라고 불리는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와 19세기 멕시코의 대표적 우화작가인 호세 로사스 모레노의 작품들을 가려 뽑은 우화집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군대를 거느린 사자

숲속의 왕인 사자가 훌륭한 군대를 조직하고 싶어했다. 그는 즉시 동물들을 불러모았다.
코끼리에게는 필요한 전쟁 물자를 가득 싣게 했고, 그 위에 성난 늑대를 태워 무섭게 보이도록 했다. 곰에게는 공격 임무를 하달했고, 원숭이들에게는 재미있는 표정으로 펄쩍펄쩍 뛰어 적들이 한눈을 팔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여우에게는 멋진 전략을 세우도록 했다. 그러자 어떤  동물이 말했다.
"토끼와 나귀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어요. 토끼는 빠르지만 머리가 둔하고, 나귀는 걸음이 느린데다 겁도 많아요. 그러니 우리에게 걸림돌만 될 뿐이에요."
이 말을 들은 동물의 왕이 말했다.
"걸림돌만 된다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토끼는 전령으로 쓰면 되고, 나귀에게는 우리 군대의 전쟁 나팔을 불게 하면 돼."
이렇게 해서 사자는 완벽한 군대를 조직할 수 있었다.

* 당신이 신중한 지도자라면 사자를 본받아라. 모든 사람의 성격과 특징을 살핀 다음, 그들에게 필요한 일을 할당해 노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 종달새와 참새

어느 날 종달새는 손풍금 소리에 맞춰 노래를 배우고 있었다. 그때 수다쟁이 참새가 다가와 말했다.
"노래에 일가견 있는 네가 학생을 스승 삼아 배우고 있다니, 정말 놀랍군. 손풍금이 알고 있는 노래는 모두 네가 노래한 거잖아!"
이에 종달새가 말했다.
"손풍금이 나에게 노래를 배웠을지라도, 나는 손풍금에게서 노래를  배워야 해. 손풍금은 내가 노래한 것을 아주 잘 응용해서 멋지게 바꿔주거든. 그래서 나는 손풍금이 가르쳐 주는 예술 감각에 따라 내 노래를 고쳐나가는 거야. 난 이렇게 내 노래를 발전시키는  거야. 이제 넌 멀잖아 수많은 종달새들이 손풍금의 재주를 배워 멋지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게 될 거야!"

* 아무리 재주있는 사람이라도 배우는 것을 우습게 여기면 안 된다.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아무도 자기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 칠면조와 개미

페드로의 하인들이 소를 끌고 나가면서 마당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그러자 어미 칠면조와 함께 아기칠면조들이 마당 밖으로 나가 이곳저곳에서 모이를 쪼아먹다가 인근 언덕까지 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외출하자 기분이 좋아진 어미 칠면조가 아기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저 개미집 좀  봐. 저 개미들을 쪼아먹으렴. 아주 맛있단다. 이 세상에 빌어먹을 요리사들만 없다면 우린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텐데! 사람들은 파티만 있으면 우릴 죽여서 먹어버리거든. 인간들은 잔인한 살인자이자 게걸스런 존재들이야!"
어미 칠면조가 이렇게 말하자 간신히 목숨을 구해 나무 위로 기어올라간 개미가 용감하게 소리쳤다.
"이봐, 인간들이 잔인하고 못돼먹었다면 너희 칠면조들은 어떻지? 너흰 내 친구와 친척들을 모두 잡아먹었어. 너희의 아침 식사로 우리 개미들이 모두 죽었단 말이야!"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자 어미 칠면조는 아무런 대꾸도 못한 채 가만히 있었다. 바로 그때, 살아남은 개미들이 보리 이삭을 갉아먹고 있던 벌레를 보았다. 그러자 이렇게 소리쳤다.
"남의 보리 이삭을 먹다니, 너 같은 놈은 죽어도 싸!"
그리고 나서 개미들은 무엇을 했을까? 개미들은 벌레를 죽인 후, 그곳에 떨어져 있던 이삭을 모두 훔쳐 자기네 집으로 가져갔다.

* 사람들은 남이 조그만 잘못을 해도 마치 죽을 죄를 지은 것처럼 떠들어댄다.  하지만 자기들이 무슨 죄를 짓는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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