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자치들살림 <캠핑재미> (3)
작성자 : 변진영 | 등록일 : 2017-06-06 23:25:05 | 조회수 4001
 
5/25(목)
 
 
잠이 덜 깬 얼굴로 침낭을 개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이뻐보입니다.  침낭이 뚱뚱해서 혼자 하기 어려운 아이들은 서로 도와서 침낭을 갭니다. 특히 1학년 동생들은 언니들이 옆에 붙어서 침낭 개는 것을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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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메뉴가 부추전이었는데요, 전을 부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배는 고프고, 아침 당번 아이들이 일을 하고 있기는 한데, 일을 하는 속도가 느려도 너무 느립니다.  제 마음 속엔 답답함과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배도 고프고,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그냥 내가 도와줄까?'

... '아니야, 아이들이 제 속도에 맞게 하도록 기다려줘야지. 좀 늦어지더라도 기다리자.'

'그런데 다른 모둠은 이제 다 밥을 먹고 있잖아! 이러다가 오늘 계획한 거 다 밀리는 거 아니야?'

... '그래도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야. 계획이 미뤄지더라도 그건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야. 내가 그 기회를 뺏으면 안되지.'  

이런 교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부추전을 해서 밥을 먹고 늦어진 시간에 맞추어 계획되어 있던 프로그램을 조정해서 하루를 꾸립니다. 길어진 아침준비 시간을 대체하기 위해 오후에 있던 자유시간을 없애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따로 자유시간이라는 시간이 시간표에 없어도 아이들은 틈틈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이번 들살림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계곡에서 놀기~ 특히 해준이는 빈틈이 생길 때마다 와서 물어봅니다. "계곡에 가도 되요?" 

 

아침 프로그램은 제윤이가 진행하는 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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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이는 산을 올라가려고 하다가 시간을 확인하더니 너무 늦어졌다며 어제 올라갔던 계곡길을 반대로 내려가기를 제안합니다. 어제 올라온 그 길을 다시 내려갑니다. 내려가던 채빈이가 발에 또 가시가 박혔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이내 자기가 뽑았다고 씩씩하게 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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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유섭이가 진행하는 몸놀이 시간~

유섭이 덕분에 옥수수 술래잡기와 양말 도둑, 광선놀이(?) 등 저도 처음해보는 놀이들을 재미나게 하며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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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을 시간입니다. 서희가 가져온 김치가 많이 익어버려서 김치를 볶았습니다. 그냥도 먹고, 국도 해 먹고, 볶아도 먹고.. 만능 김치, 고마운 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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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을 준비 하고, 먹고, 정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많은 것들을 경험합니다.

기쁨, 즐거움, 기다림, 정성, 수용, 내가 한 만큼에 대해 감당하는 마음, 만족, 서로 돕기, 감사, 욕구를 조정하는 능력, 싸움, 성취감, 갈등을 겪으며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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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주하가 진행하는 이야기시간에 재미있는 이야기 등 자기가 아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서희가 진행하는 실내놀이에선 369게임과 베스킨라빈스31 놀이 등을 하고,

선우와 채원이가 진행하는 동물 O/X퀴즈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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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놀고 나니,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밥 당번이 아닌 채원이가 감자볶음을 하는 아이들을 도왔습니다. 채원이가 자기는 언니들한테 도움만 받고 있고 도움은 안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언니들은 채원이가 자기 할 일을 챙겨서 하고, 울지 않는 것 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여길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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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낸 아이들의 일기

 

드디어 내일 집에 가는 날이다! 하지만 버스카드를 잃어버렸다. 우린 오늘 부추전을 먹었다. 그런데 부추전이 떡처럼 돼버렸을 뿐만 아니라 늦게 됐다. 그런데 내가 조금 조금 뒤집는 것을 도와줬다. 그래서 도와주기는 했고, 아니 더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긴급해졌다. 왜냐면 내일 집에 가는데 아직 버스카드를 못 찾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제 학년별 모임할 때 애들 수를 더 꿈꼼히 세겠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더 꼼꼼이 셌다. 그래서 내 할 일 챙기기는 클리어. 그리고 다른 성장목표는 생각나지 않는다.  [이제윤]

 

오늘은 어제보다는 그래도 일을 잘 챙긴 것 같고 그래서 뿌듯하고 내일도 일을 좀 더 잘 챙기겠다. 할 일이 생기면 먼저 하겠다. 전에는 귀찮아서 안 했는데 오늘은 일을 좀 많이 했고 설거지를 많이 했다. 아픈 날이었다.  [박주하]

 

오늘 난 계곡에서 놀았다. 거기서 도롱뇽을 잡고 놀았다. 그리고 채원이가 비상이라고 해서 올라갔는데 놀아도 된다고 해서 야영장에서 놀다가 실내놀이를 했다. 25분하고 OX퀴즈를 했다. 1개 빼고 다 X 였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김건무]

 

(후기를 다 쓰고 보니 우리 모둠의 해준이 일기가 없네요. 마지막 날 일기 확인 할 때 빼먹었나봅니다...)

 

 

5/26(금)

오늘은 자치들살림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밥을 먹고 또, 점심 도시락도 싸고, 짐정리도 해야해서 야영장이 분주합니다.

 

체조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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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먹으며 주먹밥에 넣을 반찬들만 남기고 남은 반찬들을 다 먹었습니다.

남은 김을 먹고 있는 청은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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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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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정리하며 갈 채비들을 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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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쓰레기도 줍고, 잃어버린 물건들도 모으고서 모둠별로 모둠짐을 아래로 날라다가 노랑이에 실은 다음, 개인짐을 매고 닫는 마당을 하러 미술관 잔디밭으로 향했습니다.

 

닫는마당에선 모둠별로 퍼즐을 맞춰서 나온 미션을 했습니다. 

 

캠핑 자삼사는 자치들살림을 끝까지 잘 해낸 우리 모두에게 상장을 만들어주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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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일모둠은 선생님들 이름으로 재미있는 삼행시를 지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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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는 짧은 콩트로 들살림 때 있었던 일을 발표했고,

차이나는 만두는 모든 모둠에게 사랑가를 불러주었고,

캠핑재미는 1학년 동생들을 한 명씩 번쩍 번쩍 들어올리며 헹가레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곤 자치들살림의 마지막 밥을 먹은 후, 잔디밭에서 놀다가, 윤회포옹으로 닫는마당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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