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닭과 오징어 (2018년 자치들살림-쌈닭)
작성자 : 홍성옥 | 등록일 : 2018-06-11 01:02:38 | 조회수 88

 쌈닭란스러웠했던 치들살림을 소개합니다. 

-서희, 상효, 재희, 지형, 승호, 정연, 태현, 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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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쌈닭이란 이름에 걸맞게 3박 4일간의 자치들살림은 티격태격, 아웅다웅의 연속이었다. 답사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그래서 쌈닭이라고 내가 우리 모둠을 칭했던 이름이 모둠명이 되었다. 모둠장 서희는 그 이름을 되새기며, 자치들살림에서는 덜 싸우기로 다짐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이 이름을 밀어부쳤었는데, 우린 그냥 이름 그대로 싸우고, 울고, 풀고, 또 싸우는 모둠이었다는 점을 인정해야할 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게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게 됐다는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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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징어의 저주라고 해야할까? 쌈닭 아이들 모두 결코 다시 하고 싶지 않은 놀이 중 하나는 오징어가 아닐까 싶다. 만약에 그 놀이를 과천 대공원의 모래놀이터 구름 다리 옆에서 다시 해야한다면 모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거다. 답사 때 한 번, 들살림 때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한 장소에서 격하게 싸우고, 토라졌었다. 오징어는 다소 격한 놀이이기는 하다. 오징어 그림 안과 밖에서 공격과 수비를 나누어 서로 잡아당겨 끌어내는 방식의 게임이기에 다툴거리도 많고, 경기 규칙을 확실하게 정하기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 비록 두 사건의 중심에 재희가 있었고, 둘러앉기를 두차례 오래도록 해야했지만, 답사 이후에 달라진 모습으로 동생들을 살뜰하게 챙겼던 재희가 오징어 놀이에서 다시 예민하게 반응했던 부분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됐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모두 우리가 따라야하는 놀의의 규칙들과 자신의 규칙을 가장 중심에 두고 싶은 마음의 바다 가운데에서 갈팡질팡 헤엄치고 있는 중임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으리라.
 
덧붙이면, 자유 놀이와 달리 이런 놀이에는 규칙이 있고, 변형이 있다. 거기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기에 쌈닭 아이들은 그 싸움을 피하려고 시간표의 놀이를 지키기보다 자유 놀이만 하려고 했었다. 그런 아이들에게 모래놀이터에서 하기로 한 프로그램을 하자로 교사인 내가 설득했고, 1학년 태현이가 하자고 해서 시작한 놀이기는 하다. 결과는 비록 오징어의 저주처럼 10분 놀고, 1시간 이야기 하는 격이 되었지만, 분명 이 때의 추억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말을 걸고, 다른 앵글로 이 사건을 바라보며, 자신을 비추는 시간이 오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오징어 놀이에 대한 추억거리 정도에 그칠수도 있겠다만, 그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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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챙이 잡이가 가장 인기 좋은 놀이였다. 첫 날도 둘째날도 셋째날도 쌈닭 아이들은 올챙이를 잡고, 풀어주고, 다시 잡고, 집을 만들어주고, 다시 풀어주기를 반복했다. 올챙이가 손바닥에서 살랑살랑 간지럽히는 느낌을 나에게 전달해주려고 내 손에 올려주었을 때, 아 이런 맛에 잡는구나 싶었다. 확실히 쌈닭 아이들은 모래 놀이터에서 물없이 하는 오징어 놀이보다는 계곡에 첨벙첨벙 들어가 올챙이를 잡을 때 가장 집중력이 좋았고, 행복해보였던 것 같다. 도구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 패트병, 쌈무 상자, 신발이 다 올챙이의 집이 되었다. 티격태격 잘 하던 사이도 올챙이 잡이 할 때는 모두 한 마음이 이었다. 신발을 안챙겨온 재희, 지형이도 둘째날부터는 참지못하고, 올챙이 잡이에 합류했다. 계곡에서 올챙이 잡이가 지겨워지면, 슬그머니 물수제비를 시작한다. 상효, 지형이, 승호가 물수제비를 특히 좋아하고, 잘했다. 옆에 있던 병준이도 돌을 집어 마구잡이로 던져서 지형이가 화를 내려고 하던 찰라였다. 아마도 병준이도 물수제비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줄 몰라 저렇게 막 던지나 싶어서 지형이에게 병준이에게 물수제비 뜨는 것을 가르쳐주라고 해보니, 병준이가 몸을 비스듬히 수그리며 지형이를 따라서 돌을 던져본다. 그렇게 병준이도 승호, 지형이, 상효와 나란하게 서서 물수제비 경기를 펼쳤다. 참, 첫날은 아이들이 계곡에서 물놀이도 했다. 옷이 다 흠뻑젖었는데, 서희가 승호 옷을 자기가 짜주겠다며 나서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옆에서 그 모습을 낯설게 구경하던 정연이, 태현이의 모습도. 쌈닭 아이들에게 좋았던 기억을 물었을 때, 대체로 '계곡에서 놀았을 때요'라고 했던 것이 다시 마음 깊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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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이냉국과 감자샐러드. 쌈닭이 야심차게 준비한 셋째날 점심이다. 요리 메뉴를 정할 때 한 번에 두 가지나 한다고 해 놀랬었는데, 아이들은 좋아했다. 물론 느끼하다고 많이 못먹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손이 모자라 이 날 담당 지기 말고도 모두 함께 준비하자고 하니, 상효와 승호, 재희가 감자를 으껴고, 당근과 양파를 썰었다. 요리를 마치고, 우리에게 어묵을 선물해줬던 초밥 모둠과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점심을 먹고 있는 놀자에게도 감자샐러드를 나눠줬다. 이 밖에도 어묵북어국, 미역국, 순두부국 등 다른 모둠이 하지 않은 국요리를 쌈닭 아이들은 메뉴로 정해서 몇몇 선생님들에게 좋은 의견을 받기도 했다. 아이들도 특히 서희가 스스로 가장 만족했던 부분은 3박 4일동안 요리가 잘 됐다는 점이란다. 아침에 항상 일찍 일어나 밥지기를 담당했던 1학년 병준이, 서희가 밥 한 번 태우지 않고 잘 했다. 코펠밥을 기다리며, 그 앞에서 일기를 쓰던 밥지기들, 재희, 정연이, 승호. 자기 지기 외에도 열심히 동생들을 독려해 일을 나눠하던 상효. 쌀을 땅바닥에 쏟아 밥지기 내내 천천히 쌀과 흙을 골라내야했던 일도 있던 상효였지만, 다음 날 참새들이 남은 흙바닥의 쌀을 다 청소해준 신기한 체험도 했다. 쌈닭 모두의 손길, 자연의 섭리가 우리들의 생명모심 가운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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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태현이의 일기 -5월 31일 수요일. 제목: 계곡
 
"나는 계곡에서 놀았다. 올챌(챙)이는 6섯마리(여섯마리)나 잡았다. 기분이 뿌든(뿌듯)했다. 나는 친구와 언니들을 만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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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의 일기 -5월 29일 화, 날씨 비.  
 
"오늘은 자치들살림 가는 날이다. 시민회과에서 모여 지하철로 가는데, 승희가 울었다. 승호와 내가 달래려고 했는데, 승희가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100%모둠이 승희를 챙기고 우리는 지하철로 타러 갔다. 우리 모둠이 가는 도중에 태현이가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성옥쌤이 들어주었다. 이제 대공원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도중에 아이들이 무겁다고 해서 우리가 들어주었다. 그런데, 태현이가 아주 조금 들었는데, 그것마저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나는 가방을 앞 ,뒤로 매고 있었는데, 태현이가 계속 무겁다고 해서 짜증이 나서 태현이한테 잔소리를 했다. 그러니까 태현이가 너무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울었다. 그래서 너무 짜증이 나서 먼저 가버렸다. 그 다음 텐트에서 화를 풀고 같이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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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호의 자치들살림   

승호는 계곡에서 놀았던 것을 가장 재밌었던 일로 이야기했다. 제일 친한 친구들이 다른 모둠에 있어서 그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고 했지만, 맡은 청소 지기도 잘하고, 필요한 일들을 잘 도와주었다. 첫 날, 물놀이 후에 옷이 흠뻑 젖어 덜덜 떨길래 내 옷을 덮어주었더니, 모기 물린 나에게도 모기패치를 주던 아이. 그런 승호에게 엄청난 사건, 산모기 한 마리의 습격이 있었다. 꺅~~~!! 목덜미를 물려서 공포에 질렸던 승호. 며칠 전에 다시 보시 아무렇지도 않단다. 다 나은 목덜미 자국처럼 벌레에 대한 공포도 남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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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이의 자치들살림  

정연이의 이번 자치들살림 목표 중 하나는 1학년 태현이가 울 때 잘 위로해주고, 챙겨주는 일이었다. 어찌나 잘 챙겨주는지 들살림 첫 날 부터 둘은 단짝 친구처럼 지냈다. 그런 정연이에게도 시련이 왔다. 둘째날 저녁을 먹고 채해서 손을 따기 전 후로 두어번 꺼이꺼이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렇게 울면서 텐트에 일찍 누웠던 정연이가 그럼에도 음악반 친구들과의 모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음악반 아이들이 누워있는 정연이를 문병 온 친구들처럼 그 옆에서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둘러 앉아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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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준이의 자치들살림 

 병준이가 그린 볍씨학교 자치들살림 모둠별 지도다. 열쇠가 달린 비밀 일기장에 이렇게 지도를 그렸다. 밥을 지으면서 비밀스럽게 일기를 쓰고, 지도를 그리던 병준이. 쌈닭 위에 새가 앉아있다며, 나무 위의 새를 가리켰던 병준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 누군가가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며 앉아있던 병준이. 그런 병준이가 이튿날 아침에 배가 아프다고 해서 배를 쓰담쓰담해주며 걱정했는데, 아침으로 준비한 김치전은 꼭 먹겠다고 해서 웃음이 나왔었다. 김치전을 먹고 서희에게 과자 간식 먹고 싶다고 계속 조르는 모습을 보고는 음, 다 나았구나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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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쌈닭들' 이야기

여기에 다 넣을 수 없을 만큼 하루에도 기본 두 세 건 정도의 둘러앉기 시간이 있었던 쌈닭이었다. 여기에 자세히 풀어내지는 못했지만, 인상깊었던 우리들의 이야기 중 하나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무를 함부러 꺽었던 4-5학년들에게 1-3학년들이 그 중대함을 이야기했고, 그러던 중에 넘어져서 아파하는 지형이를 승호가 누르면서 계속 잘못을 시인하라 압박을 하다가 지형이도 승호에게 큰 상처가 될 말을 했던거다. 지형이는 승호에게 말로 큰 상처를 주었고, 승호는 지형이라는 생명이 아프다는 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둘이 각자가 책임져야할 것들을 인정하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사과하는 모습에서 한층 자라는 아이들을 보았다. 태현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1학년 태현이의 어려움을 이해해야하지만, 자신들도 4-5학년의 무거운 역할도 해내야하기에 딜레마가 있었지만, 가장 큰 어려움과 더불어 다시 장난치며 노는 가운데 얻는 기쁨과 감사도 거기에 있었다는 모둠장 서희의 말을 다시 떠올린다. 타인의 어려움도 이해되지만, 자신의 짐도 여전히 무거운 것이 사실일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건 어른들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해본다. 때로는 자신과 다른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려야하는 과제가 있고, 또 자신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그것들을 감사함으로 풀어내기까지 얼마나 갈등했을까를 시간이 좀 지난 지금 더 천천히 헤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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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진 2018-06-14 오전 11:10:56

    감사합니다~ 재밌고 유익한 경험이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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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숙 2018-06-18 오후 2:40:22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
    지형이가 오이 냉국 성공했다면서 만드는 방법을 열심히 
    설명했었는데 정말 그럴싸 해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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