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볍씨 여름학교] 밤도깨비들의 대모험 3일차 이야기
작성자 : 김소연 | 등록일 : 2019-08-08 08:50:24 | 조회수 4045
2019 볍씨 여름학교 #밤도깨비들의_대모험_3일차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산도깨비네 놀러가는 날을 내일로 연기했다가 다시 오늘로 당겨옵니다. 급히 부모님들께 연락하고 어린이 도깨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아쉽게도 한 명의 어린이 도깨비는 오늘 함께 하지 못한다고 연락이 왔네요. 7명의 어린이 도깨비들이 언제 도착하려나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앞마당에서 기다립니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오후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라는 어린왕자의 문구가 생각나는 날이에요. “어린이 도깨비들이 오후 4시에 온다면, 소연샘은 오후 3시부터 안절부절 못할거야.”

오늘은 아쉬움이 남지 않을 만큼 노래를 많이 불러보자고 마음을 먹었지요. “너네는 학교에서 뭐 불러?”라고 물으면 “안 불러요” “옛날 노래만 불러요”라고 말하는 어린이 도깨비들이 노래를 같이 부르는 즐거움을 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7명의 어린이 도깨비들과 함께 둘러앉아 동희샘의 안내로 ‘여름냇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아름다운 세상’ ‘산 할아버지’ ‘숲속을 걸어요’ ‘독도는 우리땅’ ‘혜화동’ ‘염소4만원’ ‘북극곰아’를 불렀어요. ‘숲 속을 걸어요’를 부를 때 동희샘이 말합니다. “얘들아, 오늘 우리 숲 속 걷겠네~ 도덕산 숲속!”,
 
 
어제 다 풀지 못한 암호문을 마저 풀어보기로 했어요. 암호를 다 풀어보니, 짜잔~ “다함께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오늘 어땠는지 각각 5글자로 표현하세요”라는 문장이 나오네요. 어린이 도깨비들은 노래는 실컷 불렀는지 안 불러도 된다고 하네요. 어제 함께 한 시간 어땠는지 5글자로 표현해본다면? “재미있어요” “즐거웠어요” “노잼이었어” “모르겠어요” “심심했어요” “무서웠어요” “재미있었다”
 
자, 이제 맛있는 도시락을 쌀 시간입니다. 재향샘의 안내로 쪽지를 뽑고 당근팀 두명, 호박팀 두명, 감자팀 두명, 밥지기 한명으로 나눠졌어요. 야채를 어떻게 썰어야 하는지 재향샘의 안내를 잘 듣고 조심조심 칼질을 시작해요. 칼질이 처음인 친구도 감자를 천천히 꼼꼼히 썰어보려고 하네요. 빨리 끝난 친구들은 칼질이 익숙치 않아 느린 친구들의 야채도 같이 썰어 줍니다. 그리고 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 야채 볶기~ 그동안 밥지기는 쌀 5컵을 씻어 압력밥솥에 안치고 유부피를 짜서 준비를 해둡니다.
 
 
 
야채가 듬뿍 들어간 볶음밥과 유부피가 준비됐으니, 이제 유부초밥을 쌀 시간! 유부초밥이 도시락통보다 입으로 더 많이 들어가는 어린이 도깨비도 있고, 유부피에 밥을 꼭꼭 눌러담아 가지런히 도시락통에 담는 어린이 도깨비도 있네요. 자기가 먹을 도시락을 스스로 준비하는 건 생각보다 꽤 재미난 일이라는 걸 어린이 도깨비들이 알게 되었으려나요?
 
 
 
도시락을 가방에 담고, 모기기피제를 몸 여기저기에 충분히 뿌리고, ‘한여름 도깨비 대모험’ 산도깨비네로 출발~ 광명중앙도서관 앞마당에 도착하니 볍씨 선생님들이 돗자리를 깔아놓고 기다리고 계시네요. 둘러앉아 스스로 싼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볍씨 샘들 이름 맞추기도 잠시 하고, 숲길을 헤치며 선두로 올라갈 팀과 뒤이어 갈 팀으로 나누자고 얘기를 꺼냅니다. 왠일인지 다들 선두로 가겠다고 하네요. 가위바위보를 해서 두 팀으로 나누고, 첫번째 팀이 먼저 출발합니다.
 
 
도덕산 입구에서 만난 첫번째 산도깨비는 바로 이야기 도깨비인 동희샘, 첫번째 미션은 바로바로 으스스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어요. “사촌형에게 들은 이야기 인데…바다 가운에 사람이 허우적 거리고 있어서 구하려고 뛰어 들어갔는데... 사람 얼굴이 아니었고 다리가 없었어...숙소를 구해야 해서 숙소가 하나 남아서 거길 갔는데 분명 두명이 갔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세명이라는 거야...주인 아주머니는 이상하다 여자 한 명이 더 있었는데...” “너희 네명이잖아. 마지막 가는 사람이 중요해. 한 명이 사라지지는 않을텐데, 한 명이 더 있을 수 있어. 그럴 때 아는척 하면 안 돼. 귀신이 너를 보는 거니깐 모른척 하고 가야해. 도착할 때 네명이 무사히 있길…!” 어린이 도깨비들은 “동희샘은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해”라고 툴툴대면서 산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을 서둘렀어요.
 
 
두번째 산도깨비는 변신 도깨비인 보람샘, “여기는 도깨비산이라서 도깨비로만 불러요. (긴 천을 보여주며) 이 천으로 뭘 할까? 술래는 눈을 가리고, 다른 도깨비들은 여기 원에 서있을게요. 술래는 변신 도깨비가 얘기하는 도깨비를 찾아주세요.” 술래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서 온 몸을 이리저리 피하는 어린이 도깨비도 있고, 술래하고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막판에 술래를 해보는 마음을 내보는 어린이 도깨비도 있네요. 미션을 완수한 어린이 도깨비들에게 보람샘이 한글자씩 알려준 다음 장소, 약.수.터.
 
 
 
주변이 어둑어둑 해지네요. 용기를 내기 위해 큰 목소리로 애국가를 부르며 세번째 산도깨비를 만나러 갑니다. 세번째 산도깨비는 수박 도깨비! 미션은 쟁반노래방 방식으로 ‘숲 속을 걸어요’ 노래 가사를 외우는 것! 한사람만 잘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각자 자기가 맡은 부분도 잘 외우고 다른 친구의 가사도 잘 알려주는게 필요했어요. 7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두 팀 다 무사 통과! 내 차례가 오면 가사가 틀릴까 긴장되기도 하지만,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신나게!
 
 
주변이 껌껌해져서 야간산행 느낌이 본격적으로 나기 시작하네요. 네번째 도깨비는 주문 도깨비인 경아샘, 도덕산의 문을 열고 정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주문을 꼭 외워야 한대요. 주문을 외우는 마법의 막대기를 하나씩 건네 받고 두명씩 나눠져 열심히 주문을 외워 봅니다. “자, 이제 다같이 외워봅시다”. “도깨비들이 도토리가 도로록 도로록 굴러가는 도덕산에 모여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도덕산의 문을 열고 정상으로 올라가 신명나게 놀아보자 알로호모라 아센디오!”
 
도덕산 정상을 눈 앞에 남겨두고 만난 다섯번째 도깨비는 꺼이꺼이 울고 있었어요. 살짝 난감해 하는 어린이 도깨비들에게 “울고 있는데 왜 우는지 안 물어보냐”며 말을 건넨 이 도깨비는 바로 창고 도깨비인 민중샘! “창고 문이 잠겼는데 비밀번호를 잃어버렸어. 비밀번호가 적힌 노란쪽지를 찾아줘.”라는 창고 도깨비의 요청에 어린이 도깨비들은 구석구석 불빛을 비추며 노란 쪽지를 샅샅이 찾아봅니다. 철봉 위에, 나무 사이에, 바닥에서 발견된 노란 쪽지를 창고 도깨비에게 가져갔더니, 첫번째 팀 아이들의 쪽지와 합치면 비밀번호가 나온다고 하네요. “근데 노란 쪽지에 비밀번호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산신령이 알려줬어. 노란 쪽지 찾으면 비밀번호 있다고” 아이들은 창고 도깨비가 우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연기를 배운게 아니냐고 묻네요.
 
 
어린이 도깨비들, 정상으로 얼른 달려가서 쪽지를 맞춰봅니다. ㅊㅋㅍㅇㅗㅗㅏㅣ…? 추카..? 샘들이 옆에서 힌트를 살짝 줘봅니다. 초코..? “초!코!파!이!” “선물줘, 선물줘” 샘들과 아이들의 아우성에 창고 도깨비는 가방에서 초코파이와 사과즙을 주섬주섬 꺼내 줍니다. 도덕산 정상에서 먹는 간식, 정말 꿀맛이에요! 7명의 어린이 도깨비들과 7명의 도깨비 샘들이 함께 한 산도깨비네 마실은 “한여름 도깨비 대모험, 화이팅!”을 외치며 마무리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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