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볍씨 여름학교] 밤도깨비들의 대모험 4일차 이야기
작성자 : 김소연 | 등록일 : 2019-08-09 10:26:57 | 조회수 3809
2019 볍씨 여름학교 #밤도깨비들의_대모험_4일차

‘밤도깨비들의 대모험!’ 벌써 4일째네요. 오후 3시 50분이 되면 풀씨 앞마당에서 노란 YMCA버스를 타고 들어오는 아이들을 기다렸다가 함께 교실로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게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듯 해요. 버스에서 내려서 교실로 가지 않고 풀씨 몸터로 바로 가려는 어린이 도깨비들을 불러 세웁니다. “얘들아, 교실에 가서 노래 먼저 부르고 몸터에 가서 놀자~”

동희샘과 함께 노래로 하루를 여는 시간. “부르고 싶은 노래 있어?”라고 물으면 별 대답이 없는 친구들이 오늘따라 노래책을 넘기다 키득키득 웃길래 그 노래를 같이 불러보기로 했어요. 노래 제목은 바로 ‘내똥꼬’! “똥누러 뒷간에 가면 똥은 뿌지직 잘도 나온다. 끙끙 끄응 조금만 힘줘도 잘도 나온다. 자랑스런 내 똥꼬”
 
 
 
어린이 도깨비들을 만난 첫날, 샘들은 아이들이 차분히 그림자극 대본을 만들고 공연을 올리는 것보다는 몸을 신나게 많이 움직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판단을 했었지요. 그래서 오늘은 그림자극을 준비하는 원래 일정 대신 몸터에서 신나게 몸놀이를 하고 저녁을 먹고 난 뒤에는 내일 있을 도깨비 잔치를 어떻게 준비할지 같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지난번 다같이 몸터에 갔을 때 다들 공에 정신이 팔려 같이 모여서 몸놀이를 진행하는게 쉽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약속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자유놀이 할 시간을 10분 정도 가지고, 같이 몸놀이 할 때 잘 모이는 것으로. “얘들아, 샘들도 너희들이 많이 놀고 싶어하는 마음을 생각해서 몸터에 가서 몸놀이 하는 걸로 일정을 바꿨으니, 너네도 샘들 존중해주면 좋겠어~” 솔직하게 마음을 얘기하니, 어린이 도깨비들도 선뜻 그러겠다고 하네요.
 
 
몸터에 가서 잠시 자유놀이를 하고, 도깨비팀 호랭이팀 두 팀으로 나눠져서 피구를 한 판 합니다. 아, 호랭이팀이 월등하게 잘하네요. 재미가 없으니 다음 놀이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음 놀이는 바로 ‘손치기’! 한 손을 편 채로 등 뒤로 하고 다른 한 손으로 다른 사람이 뒤로 하고 있는 손을 치면 되는 놀이입니다. 그 다음 놀이는 ‘옥수수 술래잡기’, 차례로 술래를 맡은 어린이 도깨비들이 지칠만한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술래를 잘 하네요. 다들 열심히 뛰어 다녔더니 땀으로 옷이 흥건하게 젖었어요.
 
 
쉬어갈겸 움직임이 덜한 ‘까막잡기’를 다음 놀이로 진행합니다. 술래는 손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박수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서 손을 뻗어 상대를 잡고, 잡은 사람의 이름 혹은 도깨비 별명을 맞추는 놀이라고 설명합니다. 좀처럼 술래가 다른 친구들을 잡지 못하자, 재향샘이 다른 친구들에게 미션을 부여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한 발로만 다니는 걸로 할게~” 그래도 잘 안 잡히자 미션이 더 어려워 졌어요. “다른 친구들은 두 발 중에 한 발만 움직일 수 있고 다른 한 발은 못 움직이는 걸로 할게~”
 
 
몸놀이를 신나게 한바탕 했으니 교실로 이동해서 시원~한 사과즙을 먹으며 지기를 정해야지요. 오늘은 가마솥밥을 짓는 가마솥지기와 물지기, 상지기,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교실을 쓸고 닦는 안지기로 나누기로 했는데, 너도 나도 가마솥지기를 하고 싶어 하네요. “한번 해 본 친구는 양보해볼까?”하는 제안도 먹히지 않아요.^^;; 결국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로 했지요. 가마솥지기를 맡은 어린이 도깨비들은 연기에도 굴하지 않고 부지런히 불을 떼서 ‘개미 도깨비’로 인증!
 
 
보람샘이 준비해준 맛있는 반찬과 가마솥으로 지은 밥을 교실에 가져오고 식기를 챙겨 상에 둘러앉습니다. “오늘 묵상해볼 사람?” 한 어린이 도깨비가 용기를 냈네요. “가마솥지기, 상지기, 물지기, 안지기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습니다~” 그러게요, 우리 앞에 이 밥 한그릇이 오기까지 수고해준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밥을 먹고 난 뒤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나서 다시 둘러앉아 내일 도깨비 잔치를 어떻게 즐길지 지혜를 모아 보았어요. “내일은 잔치니깐 요리를 해야지. 떡볶이랑, 애호박전이랑, 감자도 구워먹자.” 우리 함께 한 시간을 담은 사진도 같이 보고, 제일 재미있었던 옥수수 술래잡기도 같이 하고, 무서운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같이 부르고, 아래학교에 다시 다녀오고 싶다는 아이들의 요청에 아래학교와 윗학교에서 쪽지를 찾는 미션도 다시 한번 해보기로 했지요. “이번엔 정말 혼!자! 다녀오는거야”

“그리고 얘들아, 샘이 제안이 있는데, 그림자극 공연 보여주는 것 대신에 너희들이 5일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 돌아가면서 해주면 어때?” 처음에는 내켜하지 않던 아이들도, 재차 물어보니 해보겠다고 마음을 냅니다. “나눠주는 종이에 기억에 남는 것을 적어도 좋고, 처음에 나는 어떤 도깨비로 이름을 지었는데, 며칠 지내보면서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것이 있으면 그걸 쓰고 다른 도깨비 별명을 지어줘도 좋고,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은걸 적어도 좋아”라고 얘기해주었어요. 그리고 돌아가면서 한 명 한 명 새로운 모습들, 칭찬해주고 싶은 모습들을 말해주려고 했지요. 적은 내용은 내일 도깨비 잔치 때 돌아가며 읽기로 했어요.
 
 
글을 다 쓰고는 재향샘 안내로 ‘숲 속을 걸어요’ 노래 가사를 금방 바꿔 보았어요. 내일 있을 도깨비 잔치에서 신나게 노래를 불러보려고요.

“볍씨에 오세요. 도깨비가 속삭이는 곳
볍씨에 오세요. 가마솥 연기 매운 곳
귀신도 쉬었다 가는 곳
도깨비가 뛰어노는 곳
빨개진 얼굴로 우리 모두 볍씨를 즐겨요”

내일 부를 “볍씨에 오세요~” 노래를 다함께 부르며 오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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