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학교 평가글
작성자 : 최연재 | 등록일 : 2019-11-13 22:15:19 | 조회수 2969

안녕하세요, 청소년과정 최연재 입니다.

청소년과정에서 11월 6일~8일 기간동안 마을학교라는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마을학교는 각자 관심있는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에 맞는 곳에서 직접 배우는 것이에요. 유아교육, 예술, 봉사, 세월호, 자원, Y 20주년 행사 준비 등 다양한 주제로 많은 곳에 나가서 배웠습니다.

 

평가글

나는 이번 마을학교 주제로 유아교육을 선택했다. 매년 있었던 주제였지만 이 주제는 나에게 흥미가 없는 주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유아교육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갔다. 나는 내가 생각한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거나, 갈등상황이 생기게 되면 네 감정에만 빠져 전체적인 상황을 보지 않고 나만 보는 것을 고치기 위해서 육아를 해보고 싶었다. 상대해주기에 힘들고, 피곤해서 좋아하지 않는 어린애들과 같이 지내다보면 일상에서 보다 더 많은 갈등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이라는 주제로 어떤 곳에 갈까 고민하면서 올챙이 어린이집에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내 패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자기의 생각대로 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 조금 더 큰 아이들이 씨는 이야기 숲 유치원이나 풀씨학교로 가려고 했다. 이야기 숲 유치원에는 채은이가 간다고 해서 나는 풀씨학교를 가겠다고 했다. 사실 풀씨학교 아이들은 자주 만나기도 하고 익숙한 공간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곳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한다거나,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마음보다는 그냥 또 학교에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갔다.

나는 마을학교를 통해서 아이들을 가깝게 만나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고 또 아이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챙겨줘야 되는 귀찮은 존재고, 말도 잘 듣지 않고, 계속 놀아달라고 징징거리는데 그것들을 전부 받아줘야 된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그걸 해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이런 일을 하시는 선생님들은 왜 아이들과 지내는 일을 하시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풀씨학교에 직접 가보니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는 게 많았고, 자기주장만 하는 게 아닌 7세 반에 있다보니 갈등상황이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른 과제가 생겼다.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이었다. 아이들의 부탁을 거절해도 되는지, 내가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놀아줘야 되는지 등 여러가지 상황들이 힘들고 해결할 수 없었다. 첫날에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서 애들이 달라붙어서 힘들어도 다 받아주고 애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내가 전부 판단해서 먼저 다 챙겨줬다. 또 목이 아픈데도 책을 읽어달라는 부탁을 계속 거절하지 못했다. 밥 먹기 전에 상을 펴는데 아이들이 직접 펴고 있었다. 난 내가 이런 일을 같이 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도와 같이 상을 폈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런 건 전부 애들이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다음날에 전날 어땠는지 나눔을 하면서 아이들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고, 거절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 보민, 제윤, 현우, 나.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거절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선생님과 얘기하면서 아이들에게 거절해도 충분히 알아듣고, 잘 놀아주고 아이들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단호하게 힘들다고 얘기 해주지 않으면 나중에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 크게 받아가서 상처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둘쨋날도 나한테 책을 읽어달라는 애들이 있었다. 몇 권 정도는 읽어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힘들 때는 짧은 책을 가져오라고 하거나 다음에 읽어주겠다고, 지금은 너무 힘들다고 얘기했다. 애들이 실망하거나 싫다고 투정부리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알겠다고 하고, 대신 다음에는 읽어달라고 했다. 선생님이 이 아이들은 싫다고 했을 때도 충분히 얘기를 이해하고 받아드릴 수 있는 애들이라고 한 게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됐다. 완전히 거절하는 건 마지막 날까지도 쉽지 않았지만 내가 지금할 수 없다고 설명해 주면 내 말을 듣고, 이해해주는 아이들이라 쉽게 얘기 할 수 있던 것 같다.

마을학교 중간 중간에는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는 건 대신 안해줘도 된다거나 힘든 상황에서는 거절해도 된다는 것 말고는 코멘트를 받은 게 없었던 것 같다. 마지막 날 평가를 하면서는 생활하면서 지금 어떤 걸 해야 될지 먼저와서 물어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코멘트를 받았다. 나에게 한 코멘트는 아니었지만 처음 선생님과 얘기 할 때도 선생님한테 먼저와서 지금 해야되는 것이 뭔지 물어보라고 얘기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물어보는 것보다 내가 해야되는 것을 찾아서 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우리가 물어보지 않으니까 애들이 배우려고 온 건데 배울 생각이 없나? 배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야기 했다. 이 얘기를 통해서 처음 가는 곳이라면 질문을 많이해도 된다고 생각했고, 무조건 알아서 하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것도 생각해 보게 됐다.

처음 풀씨학교에 오면서 기대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멘트만 받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 지내다보니 내가 재밌었고 그렇게 힘들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서 유아교육이라는 주제는 매우 신선하고 새로운 주제라고 할만큼 꺼리는 주제였는데 이 주제를 나름대로 즐겼던 것 같다.

원래는 평가를 11일에 하기로 했었는데 8일에 학교로 다시 들어오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평가 일정이 당겨졌다. 그래서 미리 준비한 질문들은 거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질문을 주고받기 보다 평가가 위주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과 아이들과 지내는 힘든 일을 하는 이유였는데 3일 간 아이들과 지내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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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금열 2019-11-18 오후 8:25:11

    아주 멋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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