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반 가을들살림 이야기 1 - 변수
작성자 : 이형광 | 등록일 : 2016-10-15 23:39:32 | 조회수 510
  1. 변수

- 여행에는 늘 변수가 따릅니다. 들살림에도 늘 변수가 따릅니다. 물론 변수가 너무 많으면 배움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기지만,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변수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교사들은 변수를 최소화 하고자 미리 답사도 가고, 들살림 계획을 치밀하게 고민하지만, 변수를 아예 피할 순 없지요. 이번 들살림에도 변수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1) 평창 동계올림픽과 장미공원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하여, 벌써부터 영동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8월 말, 교사들이 들살림 답사를 갔을 때도 도로 공사 때문에 예상보다 2시간 정도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도로 공사에 대한 변수를 어느 정도 고려했지만, 10월 중순경에는 공사 구간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여주를 지나면서 차량이 정체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고속버스는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우회하여 최대한 부지런히 삼척까지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예상 도착시간 보다 약 1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하면서 2시 20분에 삼척터미널에서 환선굴까지 이동하는 시내버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삼척 고속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2시 25분! 5분의 아쉬움은 다음 버스 출발시간인 5시 20분까지 우리 발을 삼척 터미널에 묶어 놓았지요. 터미널 인근에는 삼척의 유명한 하천인 ‘오십천’이 흐르고, 그 오십천을 따라 커다란 장미공원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발빠른 보람샘의 현장 답사로 인해 아이들은 장미공원으로 이동하여 마음껏 뛰놀며 시내버스를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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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천은 우정을 싣고... “우리 이제 옛 갈등은 잊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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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공원에서 숨은 윤승호 찾기... “어라? 주인공이 나 아니였어?”

 

장미공원은 4시간이 넘는 고속버스의 지루함과 멀미를 이겨낸 피로와 괴로움을 싹 잊혀주었습니다. 공원 여기저기를 뛰어 노는 아이들은 어째 뛰면 뛸수록 에너지가 증가합니다. 또한 본격적인 들살림 시작에 앞서 오십천을 따라 펼쳐진 삼척 시내 전경을 둘러보는 여유가 있었지요.

 

 

2) 동굴지대로 가는 길

- 개인적으로 삼척 동굴 들살림은 두 번째입니다. 그리고 8월 말에 직접 답사도 갔다 왔지요. 대이리 동굴지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숙소도 잡아놓았습니다. 그리고 반모임에서 당당히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숙소에서 도보로 15분 정도만 가면 동굴지대 입구가 나옵니다. 가까워요.”

그땐 가까운 줄 알았습니다. 답사 때 자가용으로 1~2분 정도 거리였고, 대략 1~2km 정도의 거리라 15분이나 20분 정도면 쉽게 갈 수 있겠다 싶었지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제가 계산했던 도보시간과 거리는 고학년 도보여행을 기준으로 가늠했던 것 같습니다. 도보여행 들살림 경험만 네 번이라 그 계산이 익숙했던걸까요? 진짜 변수는 입구라 생각했던 지점에서 약 1km를 더 가야 매표소가 나오는 것! 매일 오전과 오후에 동굴지대를 오가며 걸었던 도보 길은 편도 1시간이 기본이었습니다. 도로의 인도를 따라 산을 지나고 지나고, 계곡물을 따라 걷고 또 걸었던 그 길은 바다반 아이들 들살림 투표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3위를 차지할 정도였지요. 그런데 그 길고 길었던 도보 길은 아이들에게 도보여행 훈련을 시켜주었고, 하루 배움에 앞서 모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되었습니다. 또한 덕항산 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멋드러진 산과 계곡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힘든일도 매일 반복되면 즐길 줄 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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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선 따라 균형잡기... 교사가 의도한 것도 아닌데, 알아서 군무를 추는 바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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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반 안녕~!! 아침 일찍 배움의 길을 나서며 우주반 숙소 앞에서 우주반을 깨우는 아이들~ 아이들은 “잠꾸러기 우주반~ 일어나~~”라고 교사가 시킨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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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국토순례단! 지완와 윤재야... 한 줄로 가야지!! 이번 들살림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했던 말! “한 줄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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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 따라하기~!!

 

 

3) 계곡 물놀이

- 원래 물놀이는 들살림 계획에 없었습니다. 다만, 숙소 옆 냇가에서 발만 담그는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동굴지대 입구로 향하는 도보 길은 아이들을 계곡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다행히 환선굴 구 주차장 입구 옆으로 수위가 낮은 계곡물이 흘렀고, 그 지역으로만 계곡물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었습니다. 둘째 날, 배움터로 향하는 도보 길에 아이들은 지친 나머지 연신 물과 쉼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갈증과 피로를 풀어주는 물을 발견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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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다~!!! 본능적으로 이 계곡물이 동굴에서 나와 자연으로 정화된 깨끗한 물임을 아는 아이들. 물을 만나자 마자 입을 갖다 대더니 연신 맛있다고 외친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 한 것 같은 모습~

 

시원하게 물로 속을 담갔으니, 몸 밖도 담가 보는게 아이들의 이치입니다. 발만 담그고 오자고 제안한 아이들은 점점 바지를 올리고 무릎까지 물 속으로 들어가더니, 몇 몇은 허리까지... 몇몇은 지나가다 넘어져서 온 몸을 물속에 던져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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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분명히 발목이라고 했었다.... 물이 엄청 차갑다며 더 안들어갈 것 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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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찬이가 환호성을 치더니 점점 안으로 들어간다. 물 만난 호랑이 윤승호가 뒤따라 가면서 더욱 깊이 들어간다. 둘은 거센 물살을 거스르는 재미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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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찬아... 웃통은 아니잖아~!! 그리고 다이빙까지?? 이어지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넘어지며 발 담그기는 순식간에 물놀이로 변했다.

 

바다반은 반 이름답게 물을 좋아합니다. 그리하여 바다반은 이번 들살림 기간 동안 도보 길을 오가며 매일 물놀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들살림 투표에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 1위로 계곡 물놀이를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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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물놀이를 마치고 단체사진~~ 지완이는 너무 추운 나머지 햇볕에 달궈진 돌 위에 그대로 누웠습니다.

 

마지막 날, 물놀이에서 또 하나의 변수를 만났습니다. 바로 군립공원 관리자 아저씨가 오셔서 당장 물에서 나가라고 화를 냈지요. 이곳은 군립공원이라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네요.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물에서 빠져나오더니 각자 한 마디씩 하던데, 그 중 랑이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공원은 사람들이 쉬고 놀라고 만든 것 아니예요? 근데 왜 못 놀게 해요?”

바다반이 놀던 물가는 물살이 거세긴 했지만, 꽤 넓은 지역에 수심이 얕아서 안전사고 걱정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곳에는 가끔 수심이 깊은 곳이 있어서 안전상에 문제를 배제할 순 없었지요, 그리고 간혹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물을 더럽히는 일도 있다는 관리자 아저씨의 말을 아이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들 옷을 갈아 입히고 숙소로 가려고 하는데... 왠일인지 병찬이가 나오지 않습니다. 병찬이가 신발을 들고 나오던 중 넘어지면서 한 쪽 신발이 물에 떠 내려갔지요. 아이들은 그 광경에 재미나게 웃고 있는데, 앞으로 숙소까지 40분 동안 병찬이는 어떻게 걸어갈지... 내일 광명에는 어떻게 올라갈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해결방법을 찾게 했더니, 이런 저런 아이디어와 소품을 모아서 병찬이에게 신발 하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재우와 윤재가 병찬이를 양쪽에서 엎고 간다고 했었는데, 그 제안에 다른 아이들이 의견을 모으면서 병찬 신발이 제작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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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찬 신발 연구소 연구원들... 손수건으로 발을 보호하고, 3겹의 비닐과 지퍼락으로 쿠션감을 높였습니다. 그리고 돗자리 고무밴드로 발목을 고정하여 1시간은 거뜬히 걸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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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찬 신발 CF의 한 장면... 병찬이가 길을 걷는 순간 모든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신발은 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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