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학교의 불편함이란-청소년과정 글
작성자 : 한수민 | 등록일 : 2017-06-11 12:34:55 | 조회수 4113

안녕하세요! 청소년 과정 찹쌀반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볍씨 백서를 읽고 '볍씨학교의 불편함'이란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면서 볍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면서 볍씨에게 새삼 더 고마움을 느끼게 해 주어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저희가 쓴 글 중에서 우리의 생각을 잘 표현 한 것 같다는 글을 4개 뽑아 보았습니다.


흑흑 열심히썼어요 읽어주세요 많이읽어주세요흐흑

 

 

 


불편함이 만든 배움- 신국호

 


난 볍씨학교에서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난 위생적이고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릇을 씻을때 12명 쯤이 그릇을 씻는다. 공양을 한 후 물이 담겨져 있는 물통에 12명의 그릇을 씻는다. 첫 번째 사람은  잘 씻는다고 치자 그럼 마지막 사람은 더러운 물에 씻는 것이다. 나도 처음엔  더럽고 뭐하러 이렇게 까지하나 하고 생각 했다. 그런데 볍씨학교에서 살면 알게된다.

우리는 늘 불편함을 지니고 산다. 우리가 배울것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생각해야 한다. 내 결정에 따라서 내가 배울 것이 정해진다. 우리는 더 생각을 하며 배운다. 이 생각을 하는 자체가 배움이다.  난 혼자있어도 무었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그 생각은 그때마다 다르다. 여기서 배운것은 독립심 이다. 내게 주어진 것들로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아는것은 배웠기 때문이다. 내가스스로 무엇을 하는것은 불편하고 힘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상황을 겪어서 어떻게 할지 안다. 우리는 그것을 마스터 하기위해 늘 연습한다.

우리는이미 불편함 덕에 배운 것이다. 내가 말을 안 한 것 뿐이지 이것 말고도 우리는 볍씨학교에서 불편함을 느끼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불편함이 곧 경험이고 감사함이다-양준이


 

학교에는 모기, 파리, 곱등이, 등 온갖 벌레들이 다 있다. 나는 1학년 때부터 벌레들과 같이 지냈다. 반에도 있고 밖에도 화장실에도 벌레는 언제, 어디서나 있었다. 처음엔 벌레가 너무 싫었다. 징그럽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벌레들을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벌레가 보이면 그냥 지나갔다. 내가 이렇게 변하게 된 건 학교 덕분인 것 같다. 내가 자연 속 환경에서 지내지 않았더라면 계속 벌레를 싫어했을 것이다. 볍씨학교 에는 생활하기에 불편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 좋고 필요한 것들이다.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연과 함께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다. 그리고 아이들 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학교는 시골 같고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자연 속에서 친구 또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지낼 수 있다. 나는 이게 학교에게 감사한 일이다. 자연 속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학교에게 감사하다. 이런 것들이 생태적 불편함이자, 감사함이다. 생태적이 아닌 배움에 대한 불편함도 있다. 뭘 준비해야 할 때 (수업준비 등) 거의 다 학생들이 직접 한다. 어떤 것이 필요할지, 어떻게 진행할지, 물건 배치는 어떻게 할지, 등등 많은 준비들을 한다. 이걸 왜 학생들이 하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될 것 같다. 그런데 자기가 할 일을 자기가 챙기고 준비하는 건데 왜 특이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하고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런 불편함도 있다. 결과물을 내면 항상 발표하고 코멘트를 받는다. 내가 한 것을 발표하고 코멘트 하니까 가끔은 결과물이 아닌 나를 코멘트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불편하고 싫었다. 많은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로 오는 것이 부담스럽고 부끄럽기도 했다. 열심히 한 것을 고친다는 게 싫기도 했고 누가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싫었다. 나는 왜 이런 것을 해야 되지? 라며 투덜거렸다. 이 것들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이다. 앞으로는 나의 생활, 학교생활, 주변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또, 불편하다고만 하지 말고 이 불편함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생각하며 지내면 좋을 것 같다. 볍씨학교의 불편함 이란, 중요한 경험이자, 감사함이다.

 

 

 

 


볍씨만의 철학적인 불편함-김다연

 

내가 볍씨에 처음 왔을 때, 가끔 풀씨 동생들을 따라 학교에 왔을 때, 나는 풀씨가 어디 있는지는 알았지만 볍씨는 어디 있는지 몰랐다. 볍씨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볍씨에 1주일 체험을 왔을 때 체험을 왔을 때 나는 너무 놀랐다. 초라했고, 잡동사니들이 마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이후로 하나하나 볍씨를 둘러보다보니 어느 정도 이곳이 학교라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잡동사니를 모아놓은 것처럼 보였다. 곳곳에 물건들도 쌓여있고 교실도 무너질 것 같았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처음에 1주일은 좀 지낼 만 했다. 그런데 5학년 때 제대로 볍씨에 왔을 때는 정말 불편했다. 일단 지기를 해야 했다. 처음에는 좀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루하고, 귀찮아졌다. 근데 내가 지기를 하지 않으면 모두가 불편해진다. 지기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지기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가끔 너무 귀찮아서 안하거나, 티 안날 정도로만 대충하는 경우도 있다. 또, 볍씨는 너무 더럽다. 가끔 학기 시작하거나 끝날 때 즈음, 한번 씩 대청소를 한다. 작년 말에는 학교이사를 했다. 교실에 있는 짐들을 전부 빼고, 아래학교 자료실로 가져다 놓았다. 무거운 물건들을 직접 왔다 갔다 하며 손으로 옮기는 것도 힘들었고, 불편했다. 그런데 더럽기까지 했다. 물건들을 하나하나 뺄 때 마다 먼지가 잔뜩 날렸다. 나는 옷 살림 방 정리를 했다. 천들을 종류별로 정리해 박스에 담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몇 년간 손도 안댄 천에는 먼지가 뽀얗게 묻어있었다. 허공에 떠다니는 먼지 하나하나가 다 눈에 보일 정도였다. 아래학교 자료실도 마찬가지였다. 먼지가 잔뜩 날리고, 뭐가 뭔지도,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런 더러운 공간을 일일이 만지고, 나르고, 청소하고,. 정말 힘들고 불편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게 볍씨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옷도 많이 더러워졌다. 정말 너무 힘들고, 하면서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볍씨가 왜 이렇게 힘든 길을 택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하니까 하고, 했는데 다 하면, 그 불편함을 이기고 끝까지 해내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볍씨가 불편함을 추구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이것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볍씨가 가르쳐 준 가장 큰 것-한수민

 


내가 처음 볍씨학교에 들어왔을 때, 학교에서 풍기는 자연적인, 편안한 느낌이 좋았었다. 더 자유롭고 재미있어 보였었다. 싫고 불편했던, 지기 같은 것들을 제외하고는. 나를 이해해주고 모두를 이해해주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볍씨에서 7년 동안 살아와서 이제 물리적인 불편함 정도는 적응이 된 것 같다. 그래서 화장실이 냄새나고 더러운 것도, 벌레와 함께 살아가는 것도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깨끗하고 편한 볍씨학교는 솔직히 잘 상상이 안 된다. 사실 지금도 아직 이게 우리 학교라고 잘 믿겨지지 않는다.

조금은 불편하게 살아가면서 어떤 것이,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지 고민해보고, 의견을 나누고, 또 그로 인해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으로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한다. 이렇게 사회와 공동체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는 것이 볍씨가 추구하는 철학이라고 생각이 든다.

인공적인 것보다 흙과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나는 어릴 때 만들어진 장난감에는 금방 싫증을 내고 오래 가지고 놀지 못했지만, 흙장난은 하나를 가지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고 무궁무진하게 놀 수 있다. 게다가 인원 제한 같은 것들도 없어서 다 같이 모두가 둘러앉아 소꿉놀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에도 무척 기뻐하고 고마워했다. 매일 밖에 나가서 풀 뜯어서 빻고 메뚜기 잡고 나무 타고 놀았었다. 그 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럴 에너지가 나왔던 건지 참 신기하다.

그리고 내가 제일 싫어했던 지기. 지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림에 대해 배울 수 있었 던 것 같다. 하나하나 어릴 때부터 힘들게 지기를 하다 보니 모든 것에 감사함을 더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청소년 과정이 되면 무엇이든지 자신과 모두가 의논하고 궁리해서 내용을 만들고 실행해본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것이나 수정해야 할 것을 찾아 직접 개선해보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을 해 나가야 할지 생각한다. 누군가가 정해준 틀에 맞춰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백지 상태부터 생각해본다. 이게 볍씨학교의 ‘여백’인 것 같다.

이게 가볍게 생각했을 땐 귀찮고 왜 그런지 모르겠고 선생님들이 생각하기 귀찮아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자신이 해 나가는 연습을 해 와서 무엇을 할 때 일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어떻게 협동해야 할지 머릿속에 저절로 장리가 되는 것 같다.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자연스럽게 몸에 배여 있어서 학교 밖에서 활동 할 때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안다고, 센스도 좋고 애들 챙기기를 잘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 학교에서 나는 전혀 이런 소리를 듣지 않는다. 그만큼 학교에서 그런 습관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가게 해 주었고 그게 나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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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재형 2017-06-12 오후 2:46:56

    시설과 환경에서 오는 불편함을 토로한다면  쉽게 예상도 되고 짐작이 가는바인데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것을 볍씨의 불편함과 힘듬으로 연결하고 
    그것을 겪어내고 마스터 하기위해 연습한다는 국호의 글과 
    불편함에 감사하는 준이, 뿌듯함으로 이유를 찾아낸 다연이
    한단계 나아가 불편함을 볍씨의 '여백'으로 표현한 한수민.
    모두들 한없이 멋지고 기특하다~
    그리고 불편함의 끝장(?)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찾아가는 
    수행을 하고있는 풀잎반, 나무반 친구들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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