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의 가을들살림 _ 대이작도에서의 넷째 날
작성자 : 김동희 | 등록일 : 2018-10-29 03:14:54 | 조회수 78
대이작도에서의 넷째 날!
오늘은 4박 5일중 가장 먼 거리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대이작도 선착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계남마을로 떠납니다.
 
계남마을로 가는 길은 두가지 입니다. 지도상에 나와있는 차도로 가는 길.
그리고 큰 풀안해변을 지나 가는길.
햇반은 길 고 긴 해안을 따라 걷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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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풀안에서 만난 생명들.

이름 답게 작은풀안의 서너배가 되는 길이의 긴 해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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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흰 염소.

그 이유는 오후에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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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뛰어노는 아기염소들.
해변과 염소는 처음 보는 광경이라 신기한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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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치기 놀이

파도가 내 신발을 덮치기 전에 저 돌을 치고 와야합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햇반 모두 성공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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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낚시를 했던, 낚시대를 잃어버렸던 정자가 조그맣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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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이 꽤 멉니다.

거리상으로도 왕복 5km 정도 되니 지칠만도 합니다.

하지만 오가는 길에 만나는 생명들, 얕은 물 웅덩이, 작은 바위산이 긴 여정을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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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도착한 계남마을!

계남마을에는 지금으로부터 50년도 더 전인 1967년 만들어진 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인 계남분교가 남아있지요. 

계남분교 마당에는 염소가 풀을 뜯으며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저 멀리 승봉도의 이일레해변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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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밀의 방을 찾았다며 좋아하는 아이들

 

계남분교를 돌아보고 점심을 먹으려니 마땅히 앉을 곳이 없습니다.

계남분교 운동장에서 먹을 계획이었지만 그늘이 지고 풀이 너무 우거져 먹기 힘들다고 판단되어 부둣가 옆 바람을 피해 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낯선 곳에서의 경험도 있지만 의외에 곳에서 경험하는 낯설지만 따뜻한 인심도 한몫 합니다. 

저 먼치서 다가오신 주민분께서 저희를 어여삐 여기셨는지 본인의 펜션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햇볕 좋은 곳에서 바람도 피하고 편히 앉아 점심을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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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옹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새끼 고양이.

문득 학교의 니코는 잘 지내는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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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한마디 합니다.

승희야 밥부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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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먹고 쉬는 동안 차가 한대 들어옵니다.

다이버 복장을 하신 분이 그물망 한보따리를 메고 들어오더니 후두둑 쏟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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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얼굴만한 전복과 개불, 불가사리 온갖 해산물들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바다 속에 수영해서 들어가 잡아왔다는 말에 놀라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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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얼굴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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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다시 장골마을로 돌아가려는데 주민분이 말씀해주십니다.

"장골마을로 가려면 저기 해적길로 가보게. 생긴지 3일밖에 되지 않았다네.

아마 초등학생은 최초로 가보는 길이지. 가는길에 보물이 있을지도 몰라. 잘 찾아봐"

 

대이작도는 예로부터 임금님께 바치는 공물을 실은 배들이 잠깐 쉬었다 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옛 해적들이 숨어 약탈을 했다고 하지요.

해적섬의 보물!. 그리고 해적길! 아이들이 눈을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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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나무에 걸린 빨간 리본. 그리고 리본에 적혀있는 정체를 알수 없는 숫자들.
보물에 대한 힌트일까?
아니면 가지 말라고 하는 경고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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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또다시 발견한 미스테리!

나무에 표시된 빨간 동그라미!

곳곳에 숨어있는 리본에 적힌 숫자들 앞에 적혀있는 노!...

No.40... No.41... No.50 이 뜻이 무엇일지. 이 숫자 리본은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궁금함에 힘듦도 잊고 열심히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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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빨간 동그라미는 잠시.

길 옆에 떨어져 있는 밤송이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열심히 밤송이를 까고 알맹이를 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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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걷다보니 오전에 지나쳐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말합니다.

"아 이 밤이 해적길의 보물이었나보다!"

"그럼 이 리본이랑 동그라미는 뭐지?"

"길 잃어버리지 말라고 표시해놓은건가 보다!"

 

그리고 때마침 길이 끝나는 곳에 무덤을 발견합니다.

"해적의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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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북쪽에 위치한 목장불 해수욕장.

섬에서 주운 찌와 바늘로 아이들은 다시 낚시를 합니다.

미끼도 그 자리에서 바로 찾습니다.

돌 하나를 주워 바위에 붙어있는 굴을 깨어 작은 굴을 캐냅니다.

낚시바늘에 걸기도 하고 작은 웅덩이에 내려놓아 유인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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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보다 뻘을 더 좋아했던 채빈이와 주하가 외칩니다.
"여기 게 엄청 많아!!!!!"
 
낚시를 하던 아이들은 낚시대를 내려놓고 돌을 뒤집습니다.
어제 맛본 게 볶음이 맛있었는지 많이 먹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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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채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게를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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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만난 하늘과 해, 구름과 바다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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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계남마을로 가는 길에 만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흰 염소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주인분도 함께 만났지요.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주인이 매일 젖을 짜러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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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 염소 젖짜는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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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 염소. 그리고 그 모습이 신기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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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마지막날은 아이들과 함께 일몰을 보려 했습니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아이들과 함께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했지요.

5시 55분 일몰시간에 맞춰 일찍 돌아와 씻고 저녁준비를 마친 후 일몰을 보러 작은 풀안으로 나가는 계획을 짰지만.

해적길을 찾았고, 게를 만났고, 젖짜는 염소를 만나느라 그 계획은 내일 배에서 보기로 미뤄두었습니다.

여행은 계획보다 변수로 만들어지는 것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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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에 겨운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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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씻고 나닌 다시 리안이의 울음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어르고 달래주는 언니들과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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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메뉴는 미역국과 함께 펜션주인아주머니께서 주신 맛있는 쭈꾸미, 그리고 우리가 잡은 게볶음이었지요.

맛있게 먹고 나니 게볶음이 엄청 많이 남았습니다.

내일아침에 먹기로 합니다.

 

 

가을들살림의 마지막 저녁날에는 늘 부모님의 편지를 함께 읽고 답장을 쓰는 시간을 가집니다.

읽기 전부터 울것같다는 아이들, 난 안울건데 라고 다짐하는 아이들, 벌써 눈물나니 그만 이야기 하라는 아이들.

울기도 하고 달래주기도 하고 멀뚱멀뚱 있기도 합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모두 한 마음입니다. 엄마, 아빠 보고싶다.

정성껏 답장을 쓰고 내일이면 엄마,아빠를 만난다는 기대를 가지고 곤히 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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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진 2018-10-30 오전 11:35:22

    재밌네요~ 아이들의 시간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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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휘 2018-10-31 오전 10:01:40

    리안이의 울음과 몸부림, 와락 껴안아주고픈데 동료들이 해주고 있네요! 태어나 수술실 중환자실 혼자 있어선지 부모 곁이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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