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어린이과정 자치들살림] 놀자! 1245
작성자 : 박우리 | 등록일 : 2019-06-10 00:32:06 | 조회수 3732

즐겁게 놀다가 밥을 먹어라.

즐겁게 놀다가 지기를 하거라.

즐겁게 놀다가 잠을 자거라.

즐겁게  3박 4일 재밌게 놀자!  

 

우리 모둠은 

들살림이 처음인 1학년 세령, 지후. 봄, 가을 들살림 경험이 생긴 2학년 주하, 병준, 한결.

3학년은 없고. 꾸러기 4학년 승호와 태웅이. 든든한 5학년 재희와 선우가 

신나게 재밌게 지낸 <놀자!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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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살림은 가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모둠 이름과 구호, 지기 정하기, 식단 짜고 주문하기, 준비물 챙기기. 

언니들이 주도적으로 모둠을 이끌고 역할을 더 맡아갑니다. 동생들도 의견을 내고 열심히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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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1245가 들살림 준비할 때 가장 열심히 이야기 했던 주제는 자는 일과 식단.

 

잘 자자! 

모둠별 텐트는 2개. 보통 성별로 나눠서 자는데 모둠에 남자의 인원이 많습니다. 좁게 잘 것인가, 한명이 여자텐트로 와서 잘 것인가. 1명이 옮기기로 했는데 다들 가기 싫은 눈치. 

"가위바위보 하자"

"가위바위보 말고 이야기를 해서 결정해보자"

"... 나는 이러해서 가기 싫고, 나도 그렇고 .... "

회의 시간이 끝나가자 태웅이가 자기가 가겠다고 합니다. 태웅이는 친구들을 잘 배려하지만 이런 순간에 항상 양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더 이야기를 해서 결정하기로 합니다. 두 번의 모임 동안 이야기를 나눈 끝에 모둠장인 선우는 남자 텐트에서 동생들을 챙기고,  나머지는 다들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승호를 빼고 요일마다 한명씩 바꿔가며 옮기기로 했습니다.

들살림에선 재희와 한결이의 뒹구르르~~ 잠버릇으로 옆 사람들이 좀 힘들었지만 모두 잘~ 잤습니다.

그런데 자치들살림을 가는 날 아침. 한결이가 늦잠을 자서 바쁘게 철산역으로 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꿈에서 이상한게 나와서 자다가 깨다가 했다고.

거의 매일 한결이가 꼴찌로 일어났는데 들살림 동안에는 무슨 꿈을 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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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자! 

우리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식단. 떠올려보고 도움을 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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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짜는걸 보면 모둠의 특성, 아이들의 특성이 생생히 나타납니다. 어떤 모둠은 최대한 요리를 덜하려고, 어떤 모둠은 맛~있는 걸 먹으려고 에너지를 쓰죠.

우리 모둠은 특히 음식 알레르기에 대해 고민해야 했습니다. 세령이가 어떤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혹시 아플경우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자기가 먹고 싶은 메뉴를 못 먹게 되면 싫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특히 막상 일을 시작하면 있는 힘껏 열심히 하고 동생들도 잘 도와주지만 괜히 어깃장을 놓거나 투덜대기도 잘하는 승호의 한마디가 툭. 이걸로 또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 왜 우리는 계란 못 먹어"

"내가 못 먹잖아."

거기에 세령이도 할 말은 합니다. 

식재료 이외에도 과일과 간식을 주문해야 하는데, 식재료를 계산하고 주문하는 모둠장 선우가 알아서 세령이가 먹을 수 없는 과자와 사탕은 빼고 과일의 양을 늘려 주문을 해주었습니다.

세령이는 첫 들살림에, 알레르기에 대한 걱정이 더해져 힘들었을텐데 매끼니 잘 챙겨먹고 아프지 않고 지내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모둠원들 모두가 친구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음식에 대해 신경쓰고 배려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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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김치찌개 먹을까?"

"아 나 김치 싫어~~"

"승호야, 너도 싫어하는 걸 안 먹으려고 하면서 알레르기가 있어서 몸이 아프게 되는 음식은 당연히 못 먹지. 계속 투덜댈일이 아니야."

"김치전은 괜찮은데"

"거기도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나?"

쌀가루로도 전을 만들수 있지만 부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선우가 감자전을 생각해냅니다!

선우가 집에서 알아온 요리법에는 정말 순수하게 감자!만 들어갑니다. 감자전 요리당번이 된 선우와 승호가 집에서 체와 강판을 챙겨서 가져왔고, 진소정 이모의 요리법 덕분에 엄청나게 맛있는 감자전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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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호박전, 미역국, 시금치된장국, 토마토샐러드, 떡볶이, 고사리밥, 감자조림. + 사과와 감말랭이.

아주 든든하고 맛있는 놀자1245의 식단.

우리가 먹을 요리를 신경써서 만들고 깨끗이 뒷 정리하다보면 하루는 금새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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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로 할까? 대두로 할까?

모둠 미션중에 물속에 사는 생물 5가지를 찾고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기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첫 날, 계곡 아래에서 맨 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를 하며 이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생물을 좋아하는 승호는 자기가 꼭! 잡고 싶은 마음에 몸이 앞서가 동생들은 오는지 안 오는지는 뒷전입니다. 태웅이도 한결이와 후다닥 앞만 보고 갑니다. 4학년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미션을 합니다.

역시 생물 찾기의 달인. 개구리 찾기의 달인인 승호가 다양한 생물들을 많이 찾았고 잘 보라고 동생들의 손바닥에도 올려줍니다. 

지후는 생물이름짓기에 의견을 많이 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마음이 잘 안맞습니다. 다들 개구가 좋다는데 대두가 좋다고 하고. 커구리가 좋다는데 커구리 1245가 좋다고 하고. 다들 휴 - .- 한숨을 내쉴 때 태웅이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조율해보려고 나섭니다.

"선우형은 왜 그게 좋아? ..지후는 그게 왜 좋아?"

그 날 저녁 일기에 태웅이가 지후에게 화를 많이 낸 것 같다고 썼지만, 동생 의견을 흘려듣지 않고 사람들의 다른 의견을 조정하기 위해 진행하는 역할을 끝까지 잘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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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모둠별로 무얼 하며 지낼지는 모둠이 함께 결정합니다. 할 거리가 정해지면 누가 도맡아서 진행할지를 나눕니다. 꽤 긴 시간 잡혀진 자연물놀이는 태웅이와 병준이가 하기로 했습니다. 가기 전에 계획안을 쓸때부터 이렇게 써도 되는건지 물으며 열심입니다. 자연물 놀이 시간에도 어떤 나뭇잎을 숨길지 미리 찾아보고, 흙공을 만들 수 있게 물을 떠오고,, 자기가 맡은 역할에 몰입해서 진행합니다. 

모둠 미션을 다 마치면 암호문이 주어집니다. 이걸 어떻게 풀까 모두가 머리를 맞대는데 45학년 언니들도 헷갈립니다.

"물에 산 - ㄴ "

"으악 이게 무슨 글자야"

어려우니 그냥 막 추측해서 맞춰보려는 언니들 사이에서 주하가 ㄴ이 받침이 아닌 걸 알아냅니다.

"물에 사는. 으로 하면 말이 되잖아"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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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줄넘기 

공동체 놀이 시간에 단체 줄넘기가 있었습니다. 3번의 기회를 합쳐서 5개 넘기. 9-10명이 5개를 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모둠별로 연습 시간을 주었고 저는 둘째 날부터 합류한 병준이를 마중나가려고 잠깐 나갔다 왔습니다. 돌아오니 우리 모둠이 심각한 얼굴로 앉아있었습니다. 들어보니 연습을 하다가 지후가 살짝 한결이와 부딪혔는데 한결이가 이유도 묻지 않고 지후에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왜 그런건지 한결이에게 물어도 입을 꾹 다뭅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지후의 얘기를 들어봐도 지후가 밀친 이야기만 계속 합니다. 다시 생각해니 지후에게 괜히 화를 낸 것 같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둘이 따로 이야기를 나눌때에야 꺼냅니다. 

단체 줄넘기 실전에서 우리 모둠은 극적으로 1개-0개 -4개를 넘어서 5개를 성공했습니다! 

마음을 내서 이야기를 꺼내는 일을 좋은 경험으로 쌓아가는 건 더 연습이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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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의 자치들살림. 

매일 밤 학년별 모임을 가지는데 매번 5학년 모임이 가장 길어졌습니다. 역할이 많으니 할말도 많을수밖에.

자기들끼리 오늘 얼마나 힘들었나, 누구 동생들이 제일 까부나 성토대회를 열기도 하고, 그래도 어떻게 잘 해볼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5학년 회의를 진행한 재향샘의 얘기로는 선우와 재희는 힘든 일도 이야기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래도 모둠이 즐겁게 잘 지내고 있고 애를 써보려는 쪽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는데, 실제 생활에서도 그랬습니다. 

모둠장을 맡아서 꿈에 나올 정도로 신경을 쓰며 식재료 주문도 하고 준비물도 한번 더 챙긴 선우. 까불대는 동생들한테 따끔하게 한소리 하면서도 또 즐겁게 장난치는 든든한 모둠장이었습니다.

재희는 2년전 서울대공원으로 처음 들살림을 왔을때 공동체 놀이 중에 동희샘과 긴긴 이야기를 나누었던 모습이 제 기억속에 남아있었습니다. 올해의 한결이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재희. 그런데 5학년으로 만난 재희는 어느새 훌쩍 자라서 어린이과정 최고 언니가 되어있었습니다. 집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세령이를 잘 챙겨주고, 모둠 마침 미션으로 몸짓으로 생물 흉내내기를 할때도 부끄럽지만 팔짝 뛰며 개구리를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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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생각에 자주 울음이 쏟아졌던 세령이.

첫날과 마지막날에 눈물이 살짝 났던 지후는 이제 첫번째 자치들살림을 마쳤습니다.

5년의 자치들살림을 보내면서 모두 매년 새로운 모습이 나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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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진 2019-06-12 오전 11:20:52

    감사합니다~ 5학년 형님들 든든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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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기 2019-06-19 오후 3:46:44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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