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자치들살림 [열일] (1)
작성자 : 박우리 | 등록일 : 2017-06-19 00:53:13 | 조회수 4010

열심히 일하고 재밌게 놀자, 열일!

 

김한별(1), 김지완(2), 한지성(3), 오윤재(3), 안효송(3), 배재우(4), 이해민(4), 김민찬(5), 최윤서(4), 김나영(5), 박우리

 

열한명의 자치들살림 이야기.

 

들살림을 누구와, 어디서?

 

올해는 작년과 마친가지로 1-3, 4-5학년에서 각각 모둠을 구성한 뒤, 전체나눔마당에서 모둠 짝짓기를 했습니다. 

4-5학년에서는 5학년 언니들의 성향이 잘 조화 - 혼낼 땐 혼내는 언니와 동생들을 잘 챙기는 언니- 되면 좋겠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모둠이 정해지려는 찰나, 해민이의 반대!

"저는 재우랑 같은 모둠하면 자꾸 이야기하고 집중 못할 것 같아요."

해민이의 의견을 가지고 4학년은 자치들살림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재우랑 같은 모둠 해도 집중하며 동생들을 챙기겠다'는 해민이의 다짐을 끝으로 결정된 4-5 모둠. 

 

전체나눔마당에선 청소년 언니들이 이렇게 저렇게 짝을 지어보다가 

'모둠장인 5학년이 진행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갑자기 앞으로 불려나온 받침반.

서로 어찌해야할까 흔들리는 눈빛을 주고받다가 사다리타기를 제안합니다.

사다리타기 한 번으로 결정된 짝꿍이 다들 괜찮다며 모둠구성이 끝이 납니다.

 

구성된 모둠으로 어린이과정 전체가 다 모였습니다.

두구두구!!! 들살림 장소와 모둠 선생님 발표가 이어집니다. 

"올해는 1~5학년 모두 경험해본 적 없는 학교 밖! 텐트! 자치들살림"

비명(?)보다는 컸던 아이들의 환호성 소리.   

 

[우리 잘 짠 거..맞 .. 지?]





 

[우리 모둠은 동희쌤. 야호!]
 

 

    

3박 4일 동안 뭘 먹을까, 뭐하고 놀까?

들살림을 가기 전 모둠 회의를 여러차례 가집니다. 

모둠이름, 지기, 식단, 준비물, 프로그램 .. 결정할 것들이 많습니다.

먼저 모둠 이름. 

작년에 있었던 모둠 이름과 비슷한 것들이 많이 나옵니다.

열한명의 누구와 누구샘. 자삼사. 11%. 

"너무 작년과 똑같지 않아?"

'아이들의 의견을 못 받는건가? 아니야, 애들이 너무 대충하고 넘기려고 하는 것 같아' 

고민도 되지만 다른 이름을 또 생각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다가 우리 모둠원 숫자로 이것저것 줄임말을 만들어보다가 나온 열.일.(열심히일하고재밌게놀자)

구호도 딱 11글자! 박수도 11번! 마지막엔 손가락을 하나씩 내밀면 손가락도 열 한개. 

"우리가 일하는건가?' 일하기 싫은데.." 

몇몇은 조금 이상하다 싶어 의문을 제기하지만 모둠명은 '열일'로 결정되었습니다.

 

올해는 시장을 가지 못해 생협에서 나온 신문을 보고 가격에 맞춰 식재료를 주문합니다. 

아이들끼리 식단을 짜고 나서 보니, 식자재의 신선도를 고려해서 요일만 바꾸는 정도의 수정만 필요할 정도로

골고루, 든든하게 끼니를 잘 구성해 놓았습니다.

(어묵볶음, 콩나물국, 두부김치, 삼치구이, 미역국, 오므라이스와 샐러드)  

 

그런데 간식비와 프로그램 운영비가 각각 5천 원이었는데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하다고 (과자 먹기_-) 프로그램 운영비로 과자를 더 사려고 하네요. 

아쉽지만 이것도 수정~

 

텐트생활이라 준비물의 양도 많고, 빠트리지 않게 꼼꼼히 살펴야합니다.

마지막까지 자바라물통을 구할 수 없어서 우리는 일회용 페트병을 몇 개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많은 모둠이 자바라 물통을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페트병을 가져온 우리는

떨어트려 흙묻은 수저도 휙휙 씻고, 요리할 때 물도 쉽게 보충하고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첫 날(화요일)   

 

짐을 싸고, 짊어지고, 풀어야 시작

  

시청분수대에 모여보니 짐이 한가득. 

민찬이가 "우리샘, 뭔가 안 가지고 온 것같은 느낌이 들어요."라고 하고 둘러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짐이 적어보이네요. '바퀴달린 가방이라 그런가?' 

"이젠 준비물이 없으면 없는대로 지내야해. 출발!" 

 

다행히 지하철에 사람이 적어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대공원역에 내려서 캠핑장까지 갈 생각을 하니 막막. 답사를 다녀와서 꽤 걸어야 하는걸 알기에 더 막막. 

민찬이 가방에 동생들 작은가방 몇개도 올려주고,

윤서는 한별이 손도 잡아주며 캠핑장으로 쭈-욱 걸어갑니다. 

 

우리 모둠 텐트는 화장실과 계단이 가까운 1층. 

가방을 내려놓고, 노랭이에 실어온 짐도 손수레로 나르고, 짐을 풀어 정리하고, 일정표도 걸어놓으니 

여유가 생깁니다. 이제 점심을 먹으려는데

 

"안 가지고 온게 뭔지 알았어요. 작은 가방을 안 가져왔어요." 

" 그 속에 뭐가 있는데?"

"도시락이랑 .... 모둠계획서요."

 

점심은 아이들과 나눠 먹고, 식기는 코펠속에 있는 그릇으로 대체. 다행히 수저는 다른 가방에.

그런데 모둠계획서를 안 가져왔다니!!!

따로 만든 일정표에 주요 내용은 적혀있지만 계획서에는 요리법을 포함한 세부내용이 적혀있는데.

요리법을 잘 모를때마다,

이번 놀이는 누구 진행이었나 헷갈릴때마다

"민찬이 오빠, 형 계획서를 잘 챙겨야지~" 

 

한가지더, 나영이 가방의 비밀.

엄청 컸던 나영이 베낭을 열어보니 부탄가스가 들어 있었습니다.

버너를 가져오기로 했던 나영이가 가스도 가져오는 건줄 알았나봅니다.

들살림 마지막 날 아침. 매점이 문을 열지 않은 이른아침. 

여러 모둠이 가스가 똑 떨어졌을 때,

나영이가 무겁게 가져온 부탄가스로 무사히 아침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미션을 해결하고 집에 가자. 꼭 가자

다섯 모둠이 모두 모여서 이 곳에서 만나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 건강히 잘 지내자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해내야 할 미션이 주어집니다.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미션들. 특히 1학년 한별이와 나영이, 그래서 열일 모두에게 도전이 될 미션 수행.

 

하늘은 서로 돕는 자를 돕는다. 

최근 들어 균형잡기가 더 어려워진 나영이. 외나무다리를 잘 건널 수 있을까? 

동생들은 하늘높이 팔을 뻗어 손을 잡아주고, 앞뒤옆에서 길을 안내해줍니다. 

한발 한발 조심히 걷는데.. 흔들흔들거리다가 쿵. 엉덩방아를 찧습니다.

"으앙ㅠㅠ 무서워요."

"괜찮아? 근데 나영이 언니가 우는 거 처음본다"

"ㅠㅠ 히히히"

옆에서 꽉 잡아주어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다시 해보는게 맞는건지 고민이 됩니다. 

나영이는 잠시 쉬고 다른 친구들이 먼저 장애물을 통과합니다.

 

장애물 꼭대기에서 한별이가 넘어가는걸 무서워합니다. 

앞에서 보니 해민, 재우가 도와주지는 않고 오히려 길을 막고 있는 것 같아 혼을 냈더니 

재우가 화가 났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나무에 걸터앉아 있던 지성이가 뒤로 쿵. 넘어졌습니다.

재우도 울고 지성이도 울고. 

평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성이는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 자기 할 것이 끝나도 놀지말고 사람들을 도와주자.

재우는 선생님이 오해한 것이었다. 떨어져서 보니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사과하고. 

해민이는 선생님이 오해한 것도 있는데 놀려고 위로 올라간 것이기도 하다. 그건 안그러겠다,며 

둘러앉기가 끝났습니다.

열일의 처음이자 마지막 둘러앉기. 

 

둘러앉기가 끝나자 밥 할 시간. 저녁당번은 먼저 내려가고

나영이와 동생들은 다시 힘을 내서 외나무다리를 무사히 건넜습니다.

 







 

 

밥해먹기

식사 당번보다 더 자주 찾아오는 밥지기는 누가할까?

들살림 전 모둠회의에서 이 할일 많은 밥지기를 한별이가 하겠다고 자원합니다.

언니들이 "밥지기는 아침엔 엄청 일찍 일어나야하고 아침점심저녁 다 해야하는데 괜찮겠냐, 다른걸 해도 된다"고 말해주지만

밥지기를 하겠다는 한별. 그럼 한별이와 누가 할까? 민찬이가 자기가 같이 하겠다며 자원합니다.

그래서 한별과 민찬의 밥하기. 

잠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한별이라 아침은 민찬이의 몫. 

그래도 매번 밥이 될때까지 지켜보고 밥솥 씻느라 수고한 한별이. 

한별이 일기에 중요한 일을 적는 칸에 써 있던 '지기'  

꼬박꼬박 해준 밥으로 열일의 뱃속까지 든든히 챙긴 모둠장 민찬이.

 

저녁을 먹고 나니, 비가 억수로 쏟아집니다.

간단히 씻고, 짧게 학년별 모임을 가집니다. 

우산을 써도 몸이 젖고, 텐트 속도 흙탕물이 들어와 짜증도 납니다.

 

"아직 하루가 안 지났어요? 마지막 날 같아요"

길~었던 하루였지만 잠자리에 드는 것보다 불침번을 향한 열정이 샘솟는 몇몇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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