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큰생태반 가을들살림 (2)
작성자 : 김보람 | 등록일 : 2017-10-29 20:05:26 | 조회수 4106

둘째 날

 

아침예불을 열심히 드리고 돌아와 각 모둠 별로 사용하는 방을 깨끗하게 쓸고, 닦습니다. 이제 운력을 하러 갈 시간이예요~ 운력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것을 말하지요. 불교에서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 한답니다~ 우리 큰생태반 친구들도 수행을 하는 과정으로 매일 운력을 하였어요. 오늘은 절을 돌면서 돌멩이를 줍는 일을 하였지요.

운력을 할 때는 이야기를 최대한 하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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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력을 다 끝내고 돌아와서는 우리가 절에서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스님은 일을 할 때도 자신을 돌아보는 수행을 하고, 밥을 먹을 때도, 예불을 드릴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끊임없이 수행을 한다고 보람샘에게 들었지요. 우리도 절에 있는 기간 동안 스님처럼 열심히 수행을 하기로 약속하지요. 그리고 실상사에 있는 동안 어떻게 지낼지 목표도 세웠답니다.

 

조승호 : 누나들 말 잘듣기, 동생 잘 챙기기, 편식 안하기, 예절 잘 지키기, 가방 정리 잘 하기

유태웅 : 다른 사람 말 무시하지 않기, 자기만 놀거 생각하지 말기

김민석 : 모둠 형 누나 말 잘듣기

김석주 : 내 생각만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 의견 존중하기

이청은 : 동생들에게 다 시키지 않고 잘 이끌어주기

윤승호 : 스님 방해하지 않기, 무시하지 않기, 안하고 싶은거 먼저하기

한지형 : 동생들이 모른다고 하면 알려주기, 동생들 말도 잘 들어주기

임채원 : 스님께 함부로 대하지 않기

김선우 : 잘 놀기

김정연 : 스님 말 잘 듣기

김정언 : 잘 지내기

한지성 : 2학년 챙기기

이해준 : 형, 누나 말 잘듣기, 둘러앉기 할 때 말 잘듣기

류재희 : 실상사 예절 잘지키기, 정연이 화장실 가고 싶을 때 같이 가주기

김보람 : 마음 비우고 돌아가기, 혼 덜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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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아이들이 기다리던 108 염주 만들기를 하러 갑니다. 스님이 왜 절을 108번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어요. 염주를 꿸 때, 소원을 간절히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셔서 아이들은 저마다 소원을 진지하게 빌었지요. 50배는 함께 하고, 나머지 58배는 각자 알아서 속도에 맞추어서 하였어요. 50를 함께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는데, 어떤 친구는 달리기가 빠르고, 어떤 친구는 밥 먹는 것이 빠르고, 어떤 친구는 셈을 할 때 빠르고 그런 식으로 친구마다 속도가 다 다른데, 빠르다고 해서 느린 친구를 놓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함께 한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50배를 할 때, 늦게 오는 친구들까지 천천히 다 기다려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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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감을 따는 친구가 있기도 하구요. 긴 막대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친구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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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자료집에 있는 빈칸을 채우는 시간이예요~ 실상사 이곳저곳을 누비며, 빈칸을 채워나갔지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주변에 계시는 스님께 여쭈어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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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약수암으로 갑니다. 아이들이 들살림 가기 전부터 기대하던 곳이예요. 제가 바람, 받침, 대나무 애들과 약수암에 갔을 때, 마야라는 시베리안 허스키 종의 개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실상사 도착하자마다 마야에 대해서 물었거든요. 물론, 마야는 스님과 여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워했지만 실상사와는 어떤 모습의 절일까? 궁금해 하며 열심히 올라갔지요.

구불구불 비슷한 길을 올라가는 까닭에 아이들은 “보람샘, 뭔가 같은 길을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점점 지쳐갔지요. “얼마나 남았어요?”라는 아이들 물음에 “응, 거의 왔어”라고 대답을 하니, “어른들은 맨날 거의 다 왔데”라며 왜 어른들은 다 오지도 않았으면서 거의 다 왔다고 대답을 하는지에 대해서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약수암에 올라가면서 등산객들을 만났는데, 등산하시는 분들의 대답도 “어휴~ 기특하네, 그래 약수암 거의 왔어”였지요.

드디어!! 약수암에 도착했어요~ 아이들은 우와~ 하면서 물이 나오는 곳에 몰려들였지요. 정언이가 “보람샘, 여기 물이 너무 맑아요.”하며 한참 물이 있는 곳을 바라보다가 약수암을 둘러보았어요.

그리고 나서는 이끼가 보이는 곳에서는 이끼반 친구들끼리 사진을 찍고, 붉은 단풍나무 밑에서는 불꽃반 친구들끼리 사진을 찍고, 악보를 상징하는 것 같은 작은 나무에서는 음악반 친구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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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암에 내려오는 길에 풀에 베인 석주! 풀에 깊게 베여서 결국 병원에서 3바늘을 꿰매게 되었지요.

 

저녁 예불을 드리고 들어와서 이제 불교설화 이야기를 듣는 시간! 갑자기 “보람샘, 청은이 누나 울어요.”라는 소리가 들려왔지요. 청은이 모둠 방에 가니 청은이가 울고 있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생들이 생각보다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속상해서 울었다는 거였어요. 계속 쌓여있던 것이 일기를 쓰는 시간에 터져 나온 것이었지요. 동생들이 얼른 일기를 쓰지 않고 장난만 치고, 지성이는 가만히 있어서 힘들다는 것이었어요. 조승호는 일기를 얼른 쓰고 싶은데 글 쓰는 것이 느려서 어쩔 수 없다고 속상해했고, 다른 동생들은 청은이의 마음을 알겠다며 미안하다고 이야기 나누었지요. 지성이도 이제라도 동생을 챙겨보는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그러면서 3학년 친구들의 마음이 어떤지, 동생들은 언니들의 마음을 듣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어요. 이 시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났지만 서로의 마음이 어땠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돼서 귀중한 시간이었지요.

아, 그리고 이 날 편지 읽는 시간을 바꾸었어요. 원래 읽기로 한 수요일에 읽으면 엄마, 아빠 보고 싶은 마음을 하루 더 참아야 되기 때문에 가기 전 날 읽었으면 좋겠다구 정언이와 재희의 제안이 있었지요. 그래서 목요일에 읽기로 하고, 석주와 선우, 조승호가 금요일 아침예불도 드리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여 금요일 아침예불까지 드리기로 했지요.

기나긴 이야기가 끝나고 이제 또 다시 잠이 들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전날과 다르게 아이들이 금세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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