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치들살림 _ <놀자> 모둠
작성자 : 박우리 | 등록일 : 2018-06-14 03:49:08 | 조회수 245

 자치들살림 저녁에 아이들은 밥먹고 씻은 뒤 학년별 모임과 모둠별 마침시간을 가진 뒤 잠을 청합니다. (볍씨를 지키겠다는 ? 놀고 싶은 마음의 불침번은 깨어있습니다) 교사들은 텐트를 둘러보고 아이들에게 잘자라고 인사하고나서 잠깐 만나 모둠 일상을 공유합니다. 그 날 모둠에서 일어난 일들, 아프거나 다친 아이들, 필요한 물품 등을 이야기 나누죠. 예측불허& 긴- 둘러앉기가 벌어지는 다른 모둠과 달리 우리 모둠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나

"놀자는 오늘도 별탈없이 무사했습니다."

 

마지막 날 철산역에서 엄마를 만나자마다 엉엉 울어버린 모둠장 윤서와 첫 자치들살림을 보낸 1학년 해찬이와 한결이까지. 아이들에게는 평온하지만은 않은 들살림이었을겁니다.  그렇지만 해찬, 한결(1학년), 채빈, 태웅(3학년), 주연, 원재, 윤재(4학년), 병찬, 윤서(5학년) 그리고 우리샘이 모여서 노는 스타일은?

'표류' 보다는 '순항'에 가깝게 흘러갔던 놀자 모둠의 3박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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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정해서 정해진 길은 간다. 

들살림 가기 전 회의를 할때마다 모둠장 윤서가 꺼낸 것은? 바로 작은 수첩과 포스트잇.

모둠 이름을 정할 때도, 놀거리를 정할 때도 아이들 한명 한명의 의견을 묻고 모두 수첩에 적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중간에 회의를 마쳐야할 때도 윤서의 수첩안에 다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하고 싶은게 너무 많으니 우선 손을 들어서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부터 하자고 윤서가 제안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내 것부터 하자고!' 떼쓰는 사람없이 좋다고 합니다. 제일 적게 표를 받은 제가 낸 '산책'도 텐트에서부터 모험놀이터가는 길을 산책으로 치고 시간표에 넣어줍니다.

윤서가 의견을 내봐~하면 모두 각자 생각을 말하고, 누가 할건지 역할을 나눠보자~하면 또 골고루 섞어서 역할을 맡아갑니다. 이야기가 좀 길어지면 장난도 치고 딴청도 피우고, 윤서와 채빈이의 잔소리로 다시 정리되고, 착착착 꼼꼼히 진행된 계획짜기. 

놀자 모둠의 계획의 몇 가지 예)

 # 수요일 아침체조를 윤재, 원재, 윤서가 맡는다. 목돌리기, 허리돌리기, 앉았다 일어서기...를 순서대로 한다.

 # 4시-4:30분까지는 이야기시간, 4:30-5시는 보물찾기. 보물찾기 하기 전 모두가 과자를 몇 개씩 먹는다. 보물 쪽지를 찾으면 과자를 하나씩 더 먹는다. 보물찾기를 진행하는 사람은 쪽지를 못 찾으니 2개를 더 먹는다.    

이렇게 진행됐을까요, 안 됐을까요?

물론 중간에 약간의 변동은 있었지만, 오늘 못하면 다음 날 시간을 내면서까지 우리는 계획대로!

지킬 건 지키고, 할것은 하는 아이들의 힘으로 순조롭게 항해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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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자의 탐험의 기억

전체미션 중에 산책로 끝 막힌 철창문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있었습니다. 가보니 닫혀있어야 하는 철창문이 살짝 열려있네요. '원래 철창까지만 오는거에요'하며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저~기 앞에까지만 가보자고 설득해서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졸졸졸 따라오는 아이들. 걷기 귀찮다며 궁시렁대지만 숲이라 뭔가 무서운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태웅이랑 병찬이만 앞서서 길을 탐색하고, 특히 해찬이는 돌아가자고 재촉합니다. 그래도 철창을 넘어서 온 모둠은 우리밖에 없을거라고 흔적을 남기고 가자고 하니, 예쁘게 우리 모둠 이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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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1학년

첫 날, 철산역 분수대에서 모두 모이지만 야영장 도착은 제각각. 여러 이유로 도착 시간이 늦어지지만 가장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내 생활을 책임질, 내가 짊어져야 하는 가방. 답사를 와봤지만 짐을 매고 안 매고는 천지차이. 그런데! 아이들이 특별히 쉬자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동생들도 내 가방좀 들어달라, 못가겠다는 말을 안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야영장 앞에 1등으로 도착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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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들살림에서 눈여겨 보는 것 중에 하나가 1학년 아이들이 잘 지낼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첫 날 저녁을 먹고 나니 비가 옵니다. 해찬이는 천둥, 벼락을 많이 무서워합니다.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에 날씨까지 궂으니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집니다. 들살림 오기 전 비가 너무 많이 오면 잠은 집에서 잘수도 있다고 엄마랑 이야기하고 왔는데, 무서움을 참고 형들과 함께 텐트에서 자보겠다고 용기를 냈고 다행히 깨지않고 아침까지 푹 잤습니다. 다음 날부터 해도 쨍쨍합니다.

한결이는 지기를 정할 때 처음에 밥지기를 선택했습니다. 언니들이 밥지기는 가장 힘들다고 말해줘도 괜찮다고 했는데 매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하자 그 때 안지기로 바꿨습니다. 잠을 잘~자는 한결이. 매일 밤마다 눕자마자 꿈나라로.

물건이 자꾸 가방밖에서 흘러나와 있지만 누구거냐고 물어보면 자기 물건인지 아닌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샤워장 가는 길에 떨어진 팬티주인을 찾는 재향샘의 물음에 한결이가 "제 거에요"라고 말해서 칭찬(?)을 듣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밤에 모둠 언니들은 엄마 보고 싶다고 울지도 않고, 할 일도 잘하면서 씩씩하게 잘 지내준 1학년 동생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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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근질근질 

계획대로 착착착 해나가는게 큰 스트레스가 아니었던 놀자 모둠. 그렇지만 '계획과 역할' 앞에서 가장 몸이 근질근질했던 두 아이가 있었으니, 태웅이와 병찬이.

지금! 재밌는 것을 하는데 에너지를 더 많이 쓰는 병찬이는 자치들살림동안 물수제비 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치만 냇가에서 노는 시간이 끝나면 윤서는 어김없이 다음 할 일로 넘어갑니다. 다른 아이들도 더 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윤서에게 딱! 한번만, 아주 쬐금만 더 놀자고 간청하던 병찬이. 중간 중간 시간이 남아서 자유시간이 생기면 누구보다 좋아했던 병찬이. 그래도 시간을 챙겨서 시간 내에 돌아올 줄 아는 언니입니다. 놀기를 아주 좋아하지만 코펠밥 실력은 일품입니다.  

 

태웅이도 진득함보다는 까불댐이 특기입니다. 우리모둠 텐트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이곳저곳, 이사람 저사람 다른 모둠에 가있기 바쁩니다. 시간 챙기는 것이 어려워 언니들한테 한소리 듣지만 그래도 할일은 합니다. 다른 모둠은 물통을 안 쓰고 필요하면 그때그때 수돗가에 가서 물을 받아서 썼습니다. 그런데 우리 모둠은 페트병 3개에 물을 담아서 사용했기 때문에 물지기의 일이 많았습니다. 자꾸 떨어지는 물앞에서 물지기끼리 항상 누가 물을 떠올까 얘기할때 '내가할게~' 하며 나서서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태웅이는 작년 2학기에 편입을 했기 때문에 1학기에 있는 자치들살림은 처음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빠진다고 호소하던 태웅이. 마지막 밤에는 마침나눔시간에 너무나 졸려서 언제 끝나는지 열 번은 물어보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에너지를 옴팡 쓰고 자치들살림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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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꾼 

놀자 모둠은 삼시세끼를 참 배불리 먹었습니다. 다른 모둠은 요리가 귀찮다며 밑반찬으로 때우기도 했다는데 놀자는 요리 1가지는 꼭 했습니다. 계란이 깨져서 급히 계란 요리를 추가해야 했던 날은 반찬을 3가지 만들기도 했죠. 매일 저녁 따뜻한 국까지! 든든했던 식사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모둠은 식재료비가 남기도 했다는데 우리는 만원이 초과되어 고사리를 뺐는데도 이렇게 든든한 식단으로 잘 먹고 왔습니다.

< 어묵국, 시금치나물, 콩나물무침, 계란말이, 오징어볶음, 삼치구이, 미역국, 오이소박이, 어묵볶음, 두부김치, 감자된장국, 비빔밥 > 

듬직한 놀자 모둠장 윤서. 그런데 요리 할때 만큼은 윤서가 애타게 부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채빈아~

윤서가 모둠계획서는 가져왔는데 아이들이 집에서 적어온 레시피를 다른 수첩에 써놓고 그걸 안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항상 요리를 잘 하는 채빈이가 꼭 필요했죠. 실력도 좋고 이것저것 챙기기도 잘하는 채빈이 덕택에 풍성한 식단이 맛있는 요리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채빈이가 매실짱아찌를 싸왔는데 마지막 날에는 남은 매실액을 타서 모두에게 달콤한 음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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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허리

 놀자의 숨은 일등 공신은 4학년! 모둠장의 이야기를 잘 듣고 동생들을 챙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1-3과 4-5는 다르구나 싶을만큼 아이들이 1년새에 정말 듬직해졌습니다. 원재, 윤재, 주연이 모두 제 일을 톡톡히 해내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들살림에서는 자기 일 말고도 언니로서 궂은 일을 맡아가고 동생들을 챙기고 5학년 언니들을 돕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주연이는 한결이를, 원재는 해찬이를, 윤재는 놀자의 밥을 전담마크 했습니다.

주연이는 오고가는 길에 한결이가 잘 오고 있는지 항상 살피고 걸었습니다. 때때로 병찬이도 챙겨가면서 말이죠. 밤에 감사나눔할때 00에게 고마웠던 기억이 있는 사람은 이야기해보자고 했는데, 매번 손을 들고 놀자 모둠원들 모두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습니다.  

원재는 해찬이가 비가 와서 무서워할때도, 반찬통이 없어서 플라스틱에 뜨거운 걸 담아야할때도, 나서서 걱정해주고 방법을 생각해주었습니다. 요리를 할때도 좀더 쉽고 편한 걸 맡으려고 하기보다 동생들보다 한 발 더 움직이는 형이었습니다.

윤재는 병찬이와 밥지기였습니다. 둘다 한번씩 밥하기와 뒷정리를 나눠서 하기도 하고 함께 하기도 했는데, 아침밥 만큼은 일찍 일어나는 윤재가 서둘러 챙겨서 제시간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요리를 할때도 혼자 다 하지 않고 다른 친구도 한번 해보게끔 마음을 쓰면서 일을 했습니다.

3일째 되는 날, 윤서가 '혼자 다 챙기는 것 같아서 힘들다, 내가 전체를 챙기는 역할을 하면  4학년이 동생들 한명한명을 챙겨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자 바로 목소리가 커진 4학년 아이들. 연결다리가 튼튼하니 잘 흘러갈 수밖에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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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점

올해는 모둠장을 자원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번쩍 손을 들었을 윤서.

역할을 맡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힘을 가진 윤서. 놀자의 모둠장으로서 계획부터 진행까지 에너지를 아끼지 않고, 계획한 걸 해내려고 애썼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집중이 안 될때는 자꾸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그러면 윤서도 동생들도 힘들어질 것 같아서 이틀째 되는 날 윤서에게 어떻게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자고 말을 꺼냈습니다. 교사도 잘 안되는 부분인데, 윤서는 나름대로 어떻게 해볼까 생각했는지 모두 둘러앉자고 요청한 뒤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날 엄마 품에 안겨 펑펑 울었지만, 윤서에게 힘듦만 남지는 않았을거라고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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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운동장에서, 냇가에서 뛰놀고 

맛있는 밥을 해먹고, 뒷정리도 하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낮에는 재밌고 무서운 이야기를 하며 웃고, 밤에는 007빵도 하고 고마움도 나눴던

놀자 모둠의 시간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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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주 2018-06-14 오전 11:07:28

    놀자모둠 후기 감사합니다^^ 
    이렇게 사진과 자세하게 올려주신 내용을 보니...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각자의 애씀이 느껴지는것 같아요~
    감사한 마음으로 글과 사진 담아갑니다. 우리쌤~ 수고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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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지원 2018-06-17 오전 2:14:28

    아이들 각자 재미난 추억과 한뼘 더 성장해서 돌아왔으리라 믿어요. 윤재는 물수제비 뜬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우리쌤~  고생 많으셨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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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현 2018-07-04 오전 10:37:09

    "계획과 역할"의 "놀자" 였군요 ^^
    글 뒤에 숨어계신(?) 선생님과 아이들의 호흡이 느껴집니다. 
    호흡이 잘 맞는 모둠이었던 듯 보여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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