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들살림]자치방위대 2일차
작성자 : 윤재향 | 등록일 : 2022-05-28 12:21:20 | 조회수 873

우리의 아침 기상시간은 6시반~7시 사이. 일출을 보고 싶다는 은석이와 함께 보자며 일찍이 일어나는 루다, 윤장, 선우, 은율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겠다고 했지만 첫날은 실패. 이후에도 종종 일찍 일어나는 시도를 했던 낭만의 아이들. 일찍 일어나야 일찍 자유롭게 놀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아이들이다.

자치들살림은 아이들 스스로 삼시세끼를 해먹는 일정. 밥을 해먹는 것이 주요 일정 중 하나다. 오늘 아침 당번은 단하, 루다, 은율이! 오늘의 아침 요리는 콩나물국이었다. 콩나물 한 봉으로 9명이 충분히 나눠먹는 우리들이다. 멸치와 다시마 육수로 맛을 낸 맑은 콩나물국과 싸온 반찬으로 맛있게 요리를 해서 먹었다. 요리를 해서 밥을 먹은 다음이 더 할 일이 많다. 설거지, 상닦기, 안청소 등 삼시세끼 요리와 청소의 루틴이 엄마아빠가 함께 있는 집을 더욱 그리워지게 만드는 요소다. 그렇게 자치의 책임감을 배우기 시작한다. 1학년 민지부터 5학년 언니들까지 언제나 그 몫의 역할과 책임이 있다.

참! 아침밥을 먹는데 선우가 갑자기 교사에게 다가오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못하고 목을 가르켰다. 목이 아프다는 건가해서 걱정이 되었는데, 눈물을 훔치며 가까스로 표현한 선우의 말은 엄마가 보고싶어서 눈물이 난다는 것. 목이 메이니 목에 뭔가가 걸리는 듯해서 밥이 넘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몇분을 교사 옆에서 울더니 스스로 진정을 하고 교사에게 밥을 먹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밥을 먹고 잠시 누워서 쉬고 싶단다. 안청소 지기였던 선우의 몫은 언니들이 대신 하기로 하고 선우는 잠시 침낭속에 누워서 잠을 잤다. 다시 일어나서는 씩씩하게 잘 생활하는 선우였다.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을 느끼고 채우는 선우를 만날 수 있었다.

 오전에는 민지와 선우, 은율이가 진행하는 고무줄 놀이 시간!

언니들은 이 계획 시작부터 기대감이 없었다. 민지와 선우 은율이가 현주샘에게 배운 고무줄 놀이를 하고 싶다고 제안해서 진행된 놀이인데 민지와 은율이는 가르쳐주는 것을 좋아했다. 서로 자기가 직접 시범을 보이며 언니들에게 고무줄놀이를 전파했다. 결국 언니들도 즐겁게 배우고 참여했다.

고무줄 놀이 진행 후 진행된 냇가 미션! 냇가에 사는 생물 5가지를 몸으로 표현하기가 미션이다. 그러나 냇가에 가면 아이들은 미션이라는 목표를 잊어버린다. 그냥 즐겁게 놀뿐! 교사에게는 그런 아이들을 우선은 지켜보는 것이 더 큰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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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점심 메뉴는 김밥! 채 썰고 볶고 하면서 재료를 준비하고, 각자 자신이 먹을 김밥을 말았다. 루다는 썰다 온통 터져버린 비빔밥 같은 김밥을 선보이고, 민지는 예쁘게 안 썰렸다고 속상해했고 선우는 김밥을 제일 싫어한다고 조금만 먹었지만, 재미있게 말고 썰고 먹고 하면서 기나긴 점심 시간도 그렇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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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시작은 윤별이가 진행하는 마당놀이다. 오늘의 놀이는 늘어나는 술래잡기. 넓은 마당을 한바탕 뛰고 나니 아이들은 다시 냇가로 바로 가고 싶어한다. 오전에 못한 냇가 미션을 오후에 이어서 했다.

자 다음의 동작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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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은? 순서대로, 개구리, 올챙이, 물고기, 소금쟁이, 다슬기!

그리고 받는 첫 번째 미션 힌트! 미션 3개 중 하나씩을 성공할 때 마다 전설의 은자를 찾을 수 있는 힌트 종이를 받게 되는데, 종이에 써있는 것은 암호! 암호를 풀 힌트 종이는 숙소한 귀퉁이 공간에 몰래 붙어놓았다. 그러데 마당 귀퉁이에 붙여놓은 것을 진작에 윤별이가 유심히 보아두었었나 보다. 윤별이가 힌트 종이를 보자마자 이 암호는 모스부호라고 말하고는 모스부호 힌트가 붙어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이렇게 빨리 찾을 줄이야! 아이들은 첫 번째 힌트를 금방 힘을 모아 풀어냈다. 첫 번째 힌트는 ‘전봇대’다. 전봇대를 완성하고는 이곳에 있는 수십 수백개의 전봇대를 다 뒤질 기세다. 교사는 너무 빨리 찾을까해 진정시키려는 쉽지 않다. 미션을 다 성공하고 함께 은자를 찾는 기쁨을 누리자고 말해 겨우 진정시켰다.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은율이에게 들으니 은율이는 이미 전봇대들을 찾아 돌아면서 몰래 은자를 혼자 찾아봤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어디서 찾았다는 말은 안하고 꾹 참고 있었다고 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호기심 은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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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션 한 개도 찾았겠다 본격적인 물놀이 시간! 물귀신 단하와 윤별이의 인도로 모든 아이들이 물속으로 풍덩! 맑은 윗물과는 달리 깊은 아랫물의 물색은... 암튼 신나게 함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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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나처럼 밥을 삼시세끼! 밥 먹는 일이 제일 큰일! 밥을 준비하기 위해 샤워하러 출발! 언니들이 열심히 동생을 챙겨야하는 시간이다. 민지는 아직 1학년이라 머리를 혼자 감는 것이 어려웠는데, 제일 큰 단하언니가 민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하게 씻는 것을 도와줬다.

오늘 저녁 메뉴는 김치전! 두 팀으로 나눠서 요리를 했다. 루다의 리더쉽으로 진행된 맵찔이를 위한 밀가루 듬뿍 허연 김치전과 붉은 빛깔의 김치전의 대결! 둘 다 엄청 맛있게 먹었다는 것이 사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촉박했다. 지기보다 노는 것이 더 좋은 아이들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일단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는 했다. ‘자치방위대~ 모여라!’ 다 모여 지기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모으는데 쓰고는 같은 일을 반복한다. 밥을 먹고 흘린 음식들을 쓸고 닦고 씻고...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 만큼 이 시기에 힘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꾸준히 해냐가는 것 또한 몸과 마음에 내공을 쌓으며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오늘 또 하루 매일같이 꾸준히 가족을 위해 일하는 엄마 아빠를 향한 그리움이 쌓여가고 있다.

밥을 준비하는데 밖이 엄청 시끄럽다. 이헌이가 사라졌다고 열심히 찾는 모둠아이들! 장난치는 거겠지했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 찾질 못하고 있다. (다른 모둠 글에서 자세히 적을 테니 여기서는 간단히 적겠다) 자치방위대 아이들도 뛰어나갔다가 다시 교사의 제지로 돌아온 상황. 친구가 없어졌으니 뛰어가 함께 찾으려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일단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이헌이를 찾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오늘도 다사다난 했던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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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리 2022-06-01 오전 2:45:14

    이 모든 일이 하루동안 일어났다는 게 가장 놀랍네요 후덜덜…;; 
    우리 선생님들 보약 지어다 드려야겠어요!! ㅜㅜ
    그 와중에..아이들 다슬기 표현에 경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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