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볍씨학교 돌집, 같이 만들어 주실래요?
안녕하세요. 제주시 조천읍 선흘 마을에 있는 제주볍씨학교 입니다. 제주볍씨학교는 생명이 소중한 세상, 생명이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며 열여명의 청소년, 교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기숙형 대안교육기관 입니다. 작년 가을, 제주볍씨학교에는 큰 화재가 나서 입구와 창고, 세면장이 다 타버렸어요. 많은 것들을 태워버린 불 앞에서 망연자실한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은 어떤 배움을 주기 위해 우리에게 온 것일까 질문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마음을 모았어요.
"불이 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니, 함께 돌집을 짓자."  (사진1 - 작년에 불이 나서 학교 입구가 타버린 자리에 다시 돌집을 짓고 있어요. 왼편에 보이는 두개의 돌벽은 기존에 남아있던 벽을 보완한 것이고요. 그 옆으로 새로운 돌벽들을 쌓아가고 있어요. ⓒ정민영)
한 달 가량 걸린 돌집 설계 작업 돌집을 짓기로 마음을 모으긴 했지만, 어떤 돌집을 지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어요. 학교 일을 많이 도와주시는 목수님의 도움을 얻어 돌집 설계 작업을 시작했어요. 요리하는 공간과 밥먹는 공간, 식재료를 보관하는 창고와 가마솥이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하고, 설계도를 몇 장을 그렸는지 기억이 안 날만큼 계속 그려가며 우리가 만들어갈 돌집을 구체적으로 상상해갔어요.
“그렇게 한달 가량 설계도를 그리고 또 그리며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저희만의 설계도가 완성되었습니다. 힘들게, 어렵게 만든 만큼 뿌듯했고 애착이 갔습니다. - 볍씨학교 학생 박찬율”  (사진2 - 한 달 정도 걸려 만든 설계도를 바탕으로 돌을 쌓아가고 있어요. ⓒ정민영)
돌집, 기초 작업을 시작하다 2025년 새학기가 시작되고 돌집 짓기를 위한 기초 작업을 시작했어요. 돌집을 지을 입구 쪽에 어지럽게 널려있던 쓰레기와 불 타고 남은 잔해들을 정리하고, 어중간히 남아있던 돌담은 해체해서 돌을 한 켠에 모았어요. 그리고 삽집을 해서 땅을 고르게 만들었지요. 이후 줄자와 막대, 실을 이용해 길이를 재고 말뚝을 박아 실로 기준점을 만들었어요. 실을 기준으로 합판과 각목을 수평을 맞추며 연결해 거푸집을 만들고, 중간 크기의 돌로 1/3가량을 채운 뒤 시멘트, 돌가루, 물을 섞은 반죽을 부었어요. 그리고 자갈도 깔고 철망도 중간에 넣은 뒤 다시 시멘트 반죽을 부었죠. 이렇게 한 뒤 열흘가량 바짝 말렸더니, 튼튼한 기초가 완성되었어요.
“집은 기초가 튼튼해야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집짓기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다. 좀 더 신중할 필요를 느낀다. - 볍씨학교 학생 박찬율”  (사진3 - 우리가 세운 기초 위에 돌을 쌓아가며 벽체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정민영)
돌 하나에 담는 보람 하나 이제는 돌을 하나씩 쌓을 시간이에요. 주춧돌이 될 커다란 돌을 하나 먼저 놓아보았어요. 이리 보고 저리 보며 돌을 열심히 깎던 이는 돌에 자신의 이름 초성을 새겨보기도 합니다. 돌 무더기에서 돌을 골라와서 이게 나을까 저게 나을까 이 면 저 면을 돌려보며 제 자리를 찾아봅니다. 이렇게 해보자 마음이 정해지면 그 자리에 시멘트 반죽을 충분히 툭 놓고 그 위에 돌을 얹습니다. 돌과 돌 사이는 시멘트 반죽과 작은 돌들로 꼼꼼히 메꾸어 줍니다. 돌 하나에 기대와, 돌 하나에 인내와, 돌 하나에 고단함과, 돌 하나에 보람을 담습니다. 참으로 다양한 마음들이 담기는 돌입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나면 내가 쌓을 돌과 다른 이들이 쌓은 돌들이 합쳐져 어느새 꽤 돌벽이 쌓여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엔 보람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오늘은 고민을 많이 하며 돌 고르는 재미, 돌 맞추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이리저리 옮기다가 어느 부분에서 쏙 맞아들어가면 정말 기분이 좋다. - 볍씨학교 학생 우지호” 
(사진4 - 돌 고르는 재미, 돌 맞추는 재미도 알아가며 돌을 쌓아가고 있어요. ⓒ정민영)
볍씨학교 돌집, 같이 만들어 주실래요? 제주에서는 돌담을 ‘쌓는다’고 하지 않고 ‘담는다’고 해요. 돌을 담으며, 하루를 차근차근 부지런히 살아가는 힘과, 우리가 힘모으면 이렇게 해낼 수 있다는 든든한 자신감 또한 담아갑니다. 돌집을 만들어가는데는 많은 자재가 필요해요. 후원으로 돌집을 함께 만들어주시면 참 든든할 거에요!
볍씨학교 돌집, 같이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후원 계좌 : 농협 351-1183-5212-93 (교육공동체 볍씨) - 돌집에 후원해주신 분들의 이름을 담고, 두고두고 기억할게요. ♡ 10만원 이상 후원해주시는 분들께
- 올 겨울, 볍씨에서 직접 농사지은 싱그러운 귤을 한 박스 보내드릴게요! - 돌집 짓는 과정을 담은 작업 기록지를 만들어서 같이 보내드릴게요. ♡ 후원해주시는 분은 아래 링크에서 정보를 꼭 입력해주세요~ https://bit.ly/stonehouse_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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